핸드폰은 참 무서운 존재다.
생활밀착형을 넘어 신체밀착형, 두뇌밀착형 도구가 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들기 시작해서 쓰러져 잘 때까지 붙들고 있다.
도저히 떼어 놓을 수가 없다.
핸드폰을 보다가 잠이 들어, 핸드폰이 완전히 방전이 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당연히 알람은 꺼지고, 그 바람에 늦잠을 자고, 죽어가는 핸드폰을 붙들고 급하게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난감한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나를 위해서도 그리고 핸드폰을 위해서도 서로 떨어져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잠이 필요하듯 핸드폰도 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정도가 심해지면 집착이 된다.
사랑과 집착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그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크다.
모든 시간을 함께 해야 하고, 모든 경험을 공유해야 하고, 둘이 함께라면 모든 것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의심해야 한다.
‘너 이거 좋아했잖아, 오늘따라 너 왜 그래?’, ‘나 좋아라고 한 거 같니? 다 널 위해서…….’ 같은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랑은 집착을 낳고 집착이 심해지면 불행하게도 증오에 이르기도 한다.
글을 쓸 때는 띄어쓰기가 필요하고, 음악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난수표요, 소음일 뿐이다. 사랑도 아름다워지려면 쉼표가 필요하다.
서로에게 충전의 시간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