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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중에 안 먹는 부위가 없다. 심지어 창자까지 다 먹는다.
인간을 배불려주는 돼지에게 우리가 주는 거라곤 거의 없다. 평생을 좁은 울타리에 갇혀서 인간이 건네준 사료(목적이 빤히 들여다보이는)만 주야장천 얻어먹는 게 전부다.
그리고는 온몸을 내어준다.
그 거룩한 희생의 하이라이트가 하필 삼겹살이라니.
그 하얗고 빨갛고 하얀, 너무나 유혹적인 무늬를 가진 살점이라니.
한 겹도 아니고 세 겹이라니.
세상은 ‘기브 앤 테이크’다.
주는 게 있으면 받아야 한다. 받는 게 있으면 줘야 한다.
생활의 기본이고 사회의 생리다. 국가도 직장도 심지어 가족 간에도 결국 공정한 거래가 바탕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관계가 ‘기브 앤 테이크’였다면 이 세상은 일치감치 망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의 아들딸들은 병들었을지도 모른다.
계산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가려진 진실을 위해 앞서서 싸우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병든 이웃을 위해 자기 몸을 내던진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이 세상은 좀 더 힘들고 좀 더 외로웠을지도 모른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험악한 뉴스가 판을 쳐도, 포털 한 구석에 가끔씩 올라오는 살맛 나는 뉴스들.
이기적인 이 세상에서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손을 내미는 존재들.
그들의 기름진 사랑이 있어서 그나마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