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사랑은 태양처럼 뜨겁다.
모든 것을 태울 것처럼 활활 타오른다.
뜨겁게 사랑을 하고 뜨겁게 결혼을 한다.
하지만 ‘허니문’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꿈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다. 식어가기 시작한다.
부딪치고 포기하고 무시하고 살아간다.
이제는 끝났다며, 그냥 어쩔 수 없이 사는 거라며,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진짜 사랑을 몰랐을 뿐이다.
병상에 계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어머니가 그렇게 서럽게 우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두 분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수십 년을 가정을 이루며 사는 내내 부딪치며 사셨다.
내가 보기에 최소한 ‘사랑’의 관계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날 깨달았다. 내가 틀린 것이었다.
그렇게 부딪치며 깨지며 인생을, 세월을 함께 이겨내며 쌓아온…, 그런 끈끈한 것이었다.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든, 情이라고 부르든, 동지애라고 부르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것이 사랑이었다.
진짜 사랑은 하룻밤 화려한 불꽃이 아니라 쉽게 꺼지지 않는 잔불 같은 것이다.
다 식은 듯 보여도, 다 꺼진 듯 보여도 속에서 오랫동안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여름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고, 푸르름이 차갑게 식어갈 때, 그 불꽃은 마지막에 피어오른다.
나중에 나중에,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붉게 피어난다.
끝까지 지켜봐야 진짜 사랑이 보인다.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