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쪽에는 문외한이라 정확하게는 모른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격한 충성스러운 제자였는지
그래서 예수가 가장 아끼고 사랑한 제자였는지
그 후 권력다툼에서 밀려나고 무시당하고
후대에는 창녀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쓰고
차별과 놀림의 대상이 되어버린 비운의 성녀였는지 정확히는 잘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주 오래된 그 이야기가 지금도 너무 실감 난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아니, 현재 이곳에서도 아주 흔해빠진 이야기라는 것이다.
선의의 행동과 노력이 오해와 무시를 당하는 것을 넘어
누명까지 덧씌워져 당사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게 가벼운 호기심으로 시작되었던, 고의성 짙은 시기와 질투로 시작되었던
이야기에 살이 붙고 MSG가 듬뿍 뿌려지면 눈덩이는 집채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조직적이고 정치적인 의도가 깔린 차별과 집단 따돌림으로 번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SNS를 통한 소통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요즘은 일이 더욱 심각해진다.
정체불명의 찌라시에, 제대로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달려드는 네티즌들의 폭주가 더해져 버리면 그야말로 핵폭탄이 되고 만다.
유명세를 타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학교 내에서, 직장 내에서, 공동체 내에서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 마녀사냥은 끝내는 누군가가 죽어야 끝이 나는 무자비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니 오히려 더, 성녀가 창녀가 되어버리는 야만적인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