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늦여름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주변은 온통 공사 중이었고
버스 한 대만 집 앞을 지나다녔고,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이곳에서
참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도보로 가능한 곳에
제법 큰 시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는 한동안 그 시장과
근처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곳에
조금씩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첫째랑 함께 찾았던 작년 가을의 시장.
벌써 1년이나 지났나 보다.
그 사이
우리 아이들에겐 친한 친구들이 생겼고,
우리 가족에겐 좋은 이웃들이 생겼다.
단골 마트도, 단골 미용실도 생겼다.
낯설기만 했던 이곳이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된 것에 감사한 하루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