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당연히 같이 지내고 친한 거라고만 생각했다.
친동생이 하나 있고 사촌동생들이 여러 명 있는데
어릴 때는 제법 어울려서 친하게 지낸 기억이 있다
스무 살이 지날 무렵 그야말로 자신의 세계에 빠져서
각자도생 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연락하는 게 뜸해질 무렵..
벌써 중년이 되어 어색해진 분위기를 과거의 추억만으로 채우기에는
삶의 간극이 분명 존재했다.
얼마 전 사진정리를 하던 중에 어릴 때 동생과 사촌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게 되면서 먼저 연락을 해보았다.
서로 느끼고 있는 감정은 비슷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각자만의 드라마가 있었고
그간의 긴 터울도 추억을 되새기면서 현재에 모임을 통해서 채워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하지도 않던 카톡을 하고 모임을 정기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과정들은 아마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이지만
아웃사이더 인생을 추구하며 살던 내겐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그러나 수술 이후 삶의 태도를 바꾸고 싶었다.
어쩌면 자유롭다고 싶다는 마음은 책임에서 회피하고 싶다는 속성도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형제는 당연히 우애 있게 지내는 거니깐.
자주 안 보더라도 당연한 관계라고 착각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친할수록 더 시간을 함께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사촌동생도 대뜸 하는 이야기가 "그래도 결국 다 핑계였지"라면서 말하는데 동시에 우리 둘 다
서로 그랬구나 인정하게 되었다.
친동생에게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안부를 물어보지 않는다.
그것도 가끔은 한 달이 넘어가기고 하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동생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안 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렇게 사진 한 장의 추억의 시작으로 이제는 현실에서 반영되는 가족모임을 이어져 내려가야겠다.
늦었다고 후회하고 포기만 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시작해 보는 게 나.
그 또한 나란 사람의 성격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격차에 따라서 인간관계가 본의 아니게 어려워지고 위축되거나 어긋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것을 애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아닌가 싶다.
물론 가까워서 더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다행하게도 우리 가족들은 그런 성향들은 아니어서
부모님들 덕분에 자존감 높게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외부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
그들이 열심히 살아왔기에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갈 거라서 삶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그런 요소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충분한 세월을 지나서 그런지 더 가볍고 정 깊은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