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소녀들과 태권소년 그리고 삶은 계란

by Biracle

퇴근하자마자 출근을 한다.

이 생활을 몇 년째하고 있다 보니 지루할 것 같기도 하지만 매 순간마다 느끼는 것들이 다르다.

물론 이와 같은 하루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중에 하나일 뿐이지만 저마다의 꿈을 소망을 좇는 것들이 안쓰럽기도 부럽기도..

무엇이든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복잡한 인간사.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하루의 소중함은 기억하고 있다.

병원에서 보낸 그 시간들의 안타까움은 어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이 그토록 바란 내일이자

오늘이기에 함부로 쓰지 않으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는 일이 자정이 넘도록 이어지는 피곤함은 알면서도 떨치기가 어렵다.

가족이라도 곁에 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겠냐.

인생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언제부턴가 불안감이 조금씩 자라고 있는데 이것을 억지로 누르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보통 이 나이쯤 안정되어 간다고 하는데 오히려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아니 마이너스에서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조급함도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복잡한 마음이 잔상처럼 마음에 남아 있었는데 오늘 배달을 하다가 우연히 지나가던

어느 초등학교 앞 분식집 맛있는 냄새에 발길을 멈추고 들어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앞 분식집이라는 느낌이 확실한 그런 인테리어가 느껴지는 분식집이었다.

며칠간 마음의 안정을 잡지 못해서 외식은 사치처럼 느껴져서 전혀 안 하다가 그날은

떡볶이로 사치를 하고 싶었다.

김밥까지 먹으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떡볶이는 절반값에 절반만 먹으라는 말에

네? 의문형으로 답을 했는데 사장님은 "양이 많을 거라서"

조금이라도 더 파는 것이 가게 하는 사람의 마음일 텐데 그 사장님은 상대방의 주머니 사정도

살피는 것일까? 초등학생들을 주로 상대하시다 보니 무리(?)하게 사 먹는 것보다

알맞게 먹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사장님 추천으로 먹는데 확실히 알맞은 양이었다.

그렇게 옛날 생각나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이런 풍경이 추억으로 밀려올 때 태권도복을 입은

여자아이 2명과 조금 더 어린 남자아이 1명이 들어와서 주문을 하는데

용돈이 얼마인지.. 어떻게 이번 주는 아껴야 하는지 그런 일상의 대화와 함께 주문을 하는데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계란이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깐.

누나로 보이는 아이가 꽤나 합리적으로 계란 추가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는데

저 나이에 저렇게 똑 부러지게 말하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계란을 먹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대신 사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주어진 용돈에서 동생에게 베푸는 누나의 계산과 말들을 간섭하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목이 마를 것 같다는 동생의 또 다른 투정에는 결국 세 명이서 나누어 마시는 걸로

합의를 보고 결국 사주는 것 같았다.

별거 아닌 저런 대화에서 지난 몇 년간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상상했던 과거의 기억이자

현재의 추억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정말 오늘 주어진 감사함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충족된다.


월요일 연재
이전 07화AI 너란 녀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