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의 촛불 그리고

by Biracle

큰 가방을 들고 하루 종일 걷다가

그대를 일찍 데려다주고

못 내 아쉬워하는 표정을 모른 척

그대의 집 옆 공터에서

가방 안에 가득 준비했던 양초를

얼어붙은 땅 위에 세우려다가

맨 손으로 땅을 녹여가면서

양초에 불을 켜기 위해서

준비했던 라이터 3개를 다 쓰고

계속 겨울바람에 꺼져 버려서

동네 가게에 가서 5개를 구매해서

불을 계속 지피는데

몇 시간째 사투였는데

계속 꺼져 버리는 촛불..

막 차 시간이 다 되어서

애달픈 마음은 어찌할지

결국 힘없는 목소리로

집 창문을 열어보라 하니

놀라는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꺼져버리는 바람에

멋쩍은 미소로 바라보는데

꺼지지 않고 버틴 촛불들

긴 양초가 거의 바닥만큼 녹아드리는 동안

심지가 안으로 깊게 들어가서

바람을 드디어 견디어 냈다.

사랑이란, 알 수 없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한결같이 그렇게

버티다 보니 녹아내린 초라도

결국은 빛을 내며 말해주네

그대를 사랑한다고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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