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방을 들고 하루 종일 걷다가
그대를 일찍 데려다주고
못 내 아쉬워하는 표정을 모른 척
그대의 집 옆 공터에서
가방 안에 가득 준비했던 양초를
얼어붙은 땅 위에 세우려다가
맨 손으로 땅을 녹여가면서
양초에 불을 켜기 위해서
준비했던 라이터 3개를 다 쓰고
계속 겨울바람에 꺼져 버려서
동네 가게에 가서 5개를 구매해서
불을 계속 지피는데
몇 시간째 사투였는데
계속 꺼져 버리는 촛불..
막 차 시간이 다 되어서
애달픈 마음은 어찌할지
결국 힘없는 목소리로
집 창문을 열어보라 하니
놀라는 그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꺼져버리는 바람에
멋쩍은 미소로 바라보는데
꺼지지 않고 버틴 촛불들
긴 양초가 거의 바닥만큼 녹아드리는 동안
심지가 안으로 깊게 들어가서
바람을 드디어 견디어 냈다.
사랑이란, 알 수 없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한결같이 그렇게
버티다 보니 녹아내린 초라도
결국은 빛을 내며 말해주네
그대를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