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한참 끝없이 길을 걷고 있었어요
아니 끝없는 길에서
방황하는 내 모습이 홀로
존재하고 있었어요
초라하게 내 뒷그림자를
쓱쓱한 빛깔도 쫓는 발자국만이
나의 존재를 일깨워주던
죽음의 시간 속에서 무작정
걸어가고 있었어요
아무도 찾지 않은 외길에
잠시라도 기대어 쉴 수 있는 쉼터가
하나 없는 황량한 사막 같은 곳
갈증이 나는 무심한 태양이
작열하는 외길로
여전히 난 그렇게 혼자서만의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죠
아니 그런 거라고 알고 있었죠
그때 아니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나의 이 발자국을 저 멀리서부터
따라오던 낯선 사람
저너머 쓰러져 눕고 싶은
그 낯선 사람은 자신의 길을 버리고
나의 외길에 무단 침입하여
지쳐서 끌리는 내 발자국에
나란히 위로와 격려의 발자국으로
곁에 남겨두었죠
낯선 사람의 손이 수줍게 나를
맞이하려 했던
난 그 이방인의 거친 손을
살며시 그리고 간절하고 잡아주었어요
낯선 사람의 손이 수줍게 나를 맞이하려 했다
외길 위에 홀로 두 개의 발자국이 아니라
네 개의 발자국이 우리들의 존재를
알게 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그 낯선 발자국도 찾을 수가 없어요
뒤돌아 보았을 때
외길 위에는 어느새 발자국
하나만이 나를 쫓고 있었어요
하지만 더 이상 슬픈 발걸음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의 발자국이 남겨지는 거예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한 걸음씩 함께 하기 때문에
똑같은 두 개의 발자국이
하나가 되어 영원한 동행을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