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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Dec 14. 2023

혼자인 나에게 다가온 ‘너’ 그래서 ‘우리’라는 변화

: ‘누구나 혼자인 순간이 있어’


글 위해준, 그림 야엘 프랑켈, 『한 사람』(시공주니어, 2023)




누군가와 함께 있는데 그들 속에 섬이 된 느낌이 든 적이 있었을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아 겉돌다 흩어져 사라진 느낌이 든 적이 있었을 수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내 주위에서 빠져나가 홀로 남은 적막에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었을 수 있다.



원하지 않게 혼자가 되면 ‘잘하고 잘못하고’를 따지게 된다. 하지만, 내가 ‘이러저러해서’ 혼자가 된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혼자가 될 수도 있다. 혼자된다는 것이 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여기 잘못한 것도 없이 미움을 받아 혼자가 된 한 사람이 있다. 이 한 사람은 ‘지우다 만 얼룩처럼 희미한 사람’이 되었고, ‘굳게 닫힌 문 너머에 홀로 선 사람’이 되었다.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이 한 사람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갑자기 혼자가 된 세상이 두려웠는지 이 한 사람은 자신의 두 눈을 가려버렸다.



철저히 혼자가 된 이 사람에게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 사람을 쳐다볼 자신이 없어 두 눈을 가린 손을 내리지를 못한다. 그저 손가락 사이로 조심스레 자신에게 들린 그 발걸음 소리를 확인한다.


   

다가오는 그 사람도 한 사람이었다. 수줍게 든 손과 어색한 옅은 미소가 그 사람의 소심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가오는 그 한 사람의 발걸음에서 더 큰 용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 한 사람이 자신에게 와 주었다는 것이 이 한 사람은 고맙다. 그래서 그 마음에 화답하듯이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넸다.



이제 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은 서로의 곁에서 마주 보고 두 사람이 되었다. 그 둘이 함께 하자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점차 그들 주변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또 다른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모두 함께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서로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이 된 것 같다.



혼자가 된다는 것은 두려워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잘못해서 혼자가 된 것이 아니라, 그들과 달라서 혼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석에 이끌리듯 언젠가는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한 사람이 다가올 수도 있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사람에게 다가갈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이미 한 사람이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우리’가 되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갈 힘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외로움을 자책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아 그 곁에 서보는 용기를 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 아이의 한 마디>

나에게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한 사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https://headla.it/articles/FUY6C6FLLt7fizlUZMQlOQ==?uid=4f8c6c5e6d91434c8dde0827240053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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