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할 때,
엄마는 신기했습니다.
자그마한 두 발로 버티고
힘겹게 한 발 한 발
다가오던 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감동했습니다.
아이는 엄마를 향해
비틀거리듯
위태롭게
뒤뚱이며
걸어왔습니다.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두 팔을 활짝 펴서
아이가 걸어올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엄마만 바라보며
힘겨운 첫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가
커서
이제 세상을 향해
혼자의 힘으로
걸음마를 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사춘기인가 봅니다.
엄마를 향해 오던 발걸음이
세상을 향하고,
두 팔 벌린 엄마의 품을
벗어나려고 합니다.
이제
엄마는 아이의 앞에 서 있을 때가 아니라,
아이의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아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이제 아이는 엄마가 뒤에 있어도
엄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엄마의 불안도, 응원도, 믿음도, 사랑도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아이가 자신의 독립을 준비해야 될 시간이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