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면, 묘한 장면들을 자주 목격한다. 눈부시게 일을 잘하지만 왠지 미움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능력은 조금 부족해도 늘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다. 만약 내게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할 것이다.
“조금 서툴더라도 성실한 사람이 좋습니다.”
성실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베푸는 작은 배려가 헛되지 않다는 확신이 든다. 오히려 나도 배려받는다는 감각이 은은하게 전해진다. 반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공격적이거나 잘난 체하는 사람 곁에서는 늘 보이지 않는 방어막을 세워야 한다. 그 방어에 쓰이는 에너지가 적지 않다. 함께 일하는 시간이 괜히 소모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험으로도 확인하게 된다. 재능이 반짝 빛나는 사람보다, 태도가 단단한 사람들이 결국 더 멀리 간다는 것을. 내 주변에도 그런 후배가 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성실하게 임하는 태도만큼은 누구보다 빛나는 친구. 그 후배와 함께 있으면, 나 역시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가 해내는 일의 성과보다, 그 일을 대하는 자세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믿는다.
잘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잘하려고 애쓰는 것이 옳다고.
회사는 결국 성과만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니다. 그 안에서 함께 웃고, 서로를 기다려주며, 버거운 시간을 나누는 사람들이 회사를 이룬다. 시간이 흐르면 성과표의 숫자는 잊히겠지만, 그 곁에 남아 있던 사람들의 태도와 온기는 오래 기억된다.
어쩌면 일이라는 것은 끝내, 누가 더 완벽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성실히 곁을 지켰는가로 남는 기록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