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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버드 Aug 11. 2022

여름 라이더의 일일, 근데 이제 음악을 곁들인

산복도로에서 민수와 박혜진과 Todd Rundgren

  이미 며칠 치 일기 예보를 확인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한번 당일 강수량을 확인한다. 창문을 열어서 두리번거리며 우산을 쓴 사람을 찾는다. 퇴근길엔 비를 맞아도 괜찮지만, 출근길엔 비를 맞으면 안 되니까. 시동을 걸면서 헬멧에 부착한 블루투스 스피커와 폰을 페어링 하고, 음악 앱을 켠다. 7월은 그럭저럭 시원했지만, 8월의 더위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광복절이 지나면 조금 선선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눈이 건조해지지 않을 정도로만 헬멧의 실드를 올리고 바람을 쐰다. 여름에도 바람은 부니까.

  산복도로에 오르면 뭉게뭉게 떠있는 구름과 초록초록한 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멋대로 생긴 구름이 산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바다까지 보이기 시작하면 여기는 극락. 영도 봉래산은 자주 안개 뒤로 숨어버리고, 해무와 안개는 빠르게 흘러간다. 주택가에는 소독하는 방구차가 보이고 담벼락에는 능소화가, 길에는 배롱나무가 분홍색 꽃을 피웠다.



좋은 노래는 언제나 옳지만 (백예린의 <Square> 벚꽃시즌에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지금 들어도 좋다), 여름 라이딩에는 당연하게도 밝은 노래가 어울린다.  비푸릿의 노래를 틀은 날에는 저기 태국 어딘가에서 바이크를 타고 있는  같고, 유튜브로 Sehoon in Tokyo 틀은 날에는  기분 마치 일본. 혹은 애니 오프닝에 들어와 있는  같다. 경쾌한 팝송을 듣는 날에는, 영화 오프닝 같다고 착각한다. 새로 나온 NewJeans <Attention> 후렴구 부분이 스로틀 당기는 소리와 겹쳐 들린다면 얘기 끝난 거지. 노래를 따라 부르면 헬멧 밖으로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따라 부르는  멈출  없다.


https://youtu.be/Lod5NQzw6P0

민수 - I like me


I like me, oh living so green

민수의 <I like me>는 내 바이크 주제곡 중 하나인데, 나는 초록색 바이크를 샀기 때문이다. 슈퍼커브는 알록달록 많은 색깔이 있다. 흰색, 베이지색, 노란색, 오렌지색, 핑크색, 빨간색, 파란색, 하늘색, 초록색, 검은색 등등등. 파란색과 초록색을 고민하다 초록색을 선택했는데, 보면 볼수록 너무 예뻐서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애인은 인기 많은 노란색을 선택했는데 노란색도, 그것 또한 좋다. <I like me> 전체 가사도 너무 좋고 1,2,3, I Like Me는 언제나 신나게 따라 부르는 부분.


내 바이크 버드는 진한 초록색이다. (출처: © Shutterstock. Emir Simsek)


https://youtu.be/q77doUgDgtU

박혜진 - I don't care


또 다른 내 바이크 주제곡은 박혜진의 <I don't care>. 바이크를 살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이 노래 가사를 곱씹으면서 결심을 했다. 내 삶 속에서 무엇이든 바랄 수 있고, 난 나를 믿는다고. 바이크뿐만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노래. 또 하나의 내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노래는 Todd Rundgren의 <A dream goes on forever>. 제목 그대로 '꿈은 영원히 지속된다', 꿈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노래. 고등학생 때부터 10년 넘게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 내가 사랑하는 노래들.


그렇게 여름에는 딱 30분을 넘기지 않게 바이크를 타야 한다. 그 이상은 쉽지 않다. 차에서 음악을 들으면 좋지. 바이크를 타면서 음악을 들으면 더 좋은데. 이걸 아는 사람이 적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이다.


https://youtu.be/xt90oOl0IE8

Todd rundgren - A dream goes on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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