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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Sep 26. 2021

기사의 운명

제 1부 나의 군주(5)

5







 카알은 기사단의 모임에서도 잘 나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는 락셀브에게 꽤나 도전적으로 구는 인물이었고, 기사단에서도 반대의견이나 불만이 있으면 그가 늘 제시하고는 했었다. 그의 검술은 형편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썩 잘 휘두르는 검은 아니었다. 그는 기사단도 사실 부정적인 방법으로 올라왔다는 말도 많았고,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들어왔다는 말도 많았다. 위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검술시합 때 상대방에게 약을 먹였다는 말이었다. 약을 먹여서 시합에서 이겨서 기사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는 이번에 들어온 엘이 곱게 보이지도 않았다. 

  "흥, 귀족도 아닌 놈이 무슨 기사야."

  그는 지금은 피난중이라서 가문을 그다지 따지지 않는 다는 공주의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엘의 뒷조사를 해보니, 아무래도 공주와 처지가 비슷하여 공주가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말도 듣게 되었다. 공주는 바란의 반역으로 지금의 마을로 오게 되었고, 엘은 전쟁 중에 자신의 마을이 폐허가 되어서 혼자 남게 되었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주가 자신의 상황을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엘에게 이입만 시켜도 충분히 엘에게 많은 혜택을 주게 된다. 

  "흥, 병신같은 조르프, 락셀브도 마찬가지야."

  그는 아무래도 지금 문제를 그냥 넘어갈 것만 같지는 않았다. 그는 락셀브에게 찾아가기를 원했고, 그는 자신의 검을 잘 챙겨서는 락셀브를 만나러 갔다. 

  "락셀브, 기사 카알이다. 만났으면 한다고 전해라."

  그는 락셀브 집을 지키는 시종에게 그렇게 말했다. 시종은 급하게 뛰어서 락셀브에게 갔다. 

  "오, 나의 형제여, 무슨일인가??"

  락셀브는 문 밖으로 나가서 카알에게 말했다. 

  "일단 집으로 들어가서 얘기 하겠어."

  "그래."

  둘은 그렇게 집으로 들어갔다. 

  "자네도 알다시피, 엘이 기사가 되었어."

  카알이 말했다.

  "그것은 실력으로 증명한 일이야."

  "그래도 그렇치, 우리는 귀족가문이라고, 아무리 지금 상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공주님께서 정한 일이야. 지금은 오로지 공주님의 명에 의해서 움직일 뿐이야."

  "자네 말대로라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모든 규율이 다 없어지겠어. 기사란게 무엇인가? 우리는 모두 귀족출신이고, 상당한 훈련도 거치고 귀족이 되었어. 헌데, 바란에게 당해서 지금 이곳으로 온 후로는 뭔가? 아무나 다 기사가 되면 그만인가??"

  "조금 빠르게 기사로 올라온 것은 있어. 기사 시험도 3년에 한번 주어지고는 했지.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 곳 마을에 몸을 숨기고 있어. 말하자면 우리에게도 전투력을 키울 만한 시간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거지."

  "하지만, 기사의 명예란게 무엇인가?? 시기만 갖추어지면 누구나가 기사가 된다면, 지금 어렵게 기사가 된 자들에게도 불만이 쌓일걸세."

  "이보게, 모든 것은 시대의 운명도 있는 것 아니겠나? 영웅이 시대를 만들겠어?? 시대가 영웅을 만들겠어?? 난세에 만들어진 인연이란 시대를 초월할 뿐이라네."

  "나는 영웅이 시대를 만든다는 말도,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도 그다지 믿지를 않네. 중요한건, 힘을 키우고 때를 기다리는 거야. 그러면 그 사람이 영웅이 되는거지. 그리고 먼저 선수를 칠줄 알아야 한다는거지. 나의 사람이 될 사람과 나의 사람이 될만한 사람이 아닌 자를 구분하고 나서 말이지."

  "선수치는 자라니, 무슨 말인가??"

  "지금 바란을 봐봐. 쿠데타로 나라를 장악했어. 힘은 갖추어지면 자연스럽게 움직일려고 하는 그 이성의 힘이 곧 운명이고, 그것이 자네가 말하는 영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지."

  "자네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군. 지금 이야기는 못 들은 거라고 하겠어. 정말 불만이 있다면 공주님께 직접 이야기를 하게. 지금 와서 엘이 기사 입단을 막을 수는 없어. 지금은 전시상황이랑 똑같다는 말일세."

  "더이상 얘기해 봐야 서로에게 대화가 될 것 같지는 않군. 그래"

 카알은 락셀브의 집을 나왔다.

  '흥, 덜떨어진 놈.'

  카알은 터벅터벅 걸어서 자신의 집으로 들어 갔다. 그는 이렇게 있다가는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고 생각되었고, 그는 자신이 편지를 써서, 스스로 바란의 부하가 되기를 바랬다. 그랬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는 도저히 공주를 따르고 있을 수가 없다고 여겼다. 기사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죽는 다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대로 잠자코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모든 기사들이 모여 있었고, 공주의 옆에는 톨레도가 있었으며 그 외에 공주를 따르는 귀족들이 모여 있었다. 프리지아가 아무래도 자신을 따르는 지방영주에게 전갈을 띄운 모양이었다. 그래서 공주 주변에 사람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엘, 그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겠죠?"

  "네, 프리지아 공주님."

 프리지아는 자신의 손을 엘에게 뻗었고, 엘은 한쪽 무릎을 굽인 채로 공주의 손에 키스를 했다. 그 손은 쭉 엘의 뺨을 내리치던 손이었다. 이 손에 키스를 하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은 그도 잘 몰랐을 것이다. 늘 자신의 뺨을 때리기에만 바빴던 공주의 손이었다. 그에게 프리지아의 손에 대한 의미는 희석되고 자신이 축복해주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제 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공주님께 충성을 맹세하며 기사의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겠습니다." 

  톨레도는 옆에서 검을 프리지아 공주에게 주었고, 공주는 검을 다시 엘에게 주었다. 엘은 무릎을 굽힌채로 한손으로 검날의 끝을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공주의 손을 보게 되었다. 엘은 검을 잡았고 일어섰으며 검을 하늘로 들었다. 

  "오늘의 기사가 되는 영광이 하늘의 뜻이었음을, 결코 오늘의 축복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엘은 자신의 검에 키스를 하며 다시 검을 위로 올렸다. 

  모두 엘을 환영하는 박수를 쳤고, 잔을 들여서 술을 한잔씩 마셨다. 

  

 카알도 지켜보며 잔을 들어서 술을 마셨다. 그는 몇일 정도는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낫겠다고 여겼다, 어차피 몇일 뒤면 바란에게 보낸 서신이 도착할 것이고, 그러면 바란도 자신에게 서신을 보낼 것이다. 그 때 움직여도 늦지 않았다. 

  

  기사 입단식이 끝나고, 프리지아는 마을 한 구석으로 엘을 불렀다. 밤공기가 차갑기 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을 막지는 못했다.

  "엘."

  "예."

  "지금은 전시상황이니, 그대에게 출신을 물어 따지는 이는 없을 거에요. 지금은 전시이니, 엘도 공을 세운다면 논공행상에서 차별되거나 소외되지 않을 거에요."

  "네, 감사합니다. 공주님."

  "락셀브는 현명하고 충성심이 강한 자이니, 그를 따라서 기사단에서도 훌륭하게 활약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공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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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의 외곽 부분 한적한 곳에서 두 사람이 조용히 만나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한 명은 레겐스였고, 또 한명의 부하는 레겐스의 부하인 루고였다. 

"아드리아라니, 분명 지금은 파이젠 마을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

 레겐스가 말했다. 

"그렇습니다만, 바란이 어떻게 아드리아 쪽으로 자객을 보낼려고 하는 건지 통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루고가 말했다.

"그렇다면 자객들을 처리하기 위해 아드리아로 가는 길목에 매복을 해서 놈들을 처리해야겠어."

 레겐스가 말했다.

"저도 그게 나을 것 같습니다. 파이젠 마을이라고는 하나, 지금 아드리아에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래 맞아."

"다르다넬스 놈들로 매복을 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치, 우리쪽 사람들로 매복을 했다가는 바란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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