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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요아 Jan 03. 2023

솔직한 새해


안녕하세요! 요아입니다. 요즘은 '작가님'이란 호칭보다 '요아님'이라거나 '에디터님'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어요. 다른 분들처럼 연말이나 새해에 회고나 감사 일기 같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썼다가 내가 뭐라고, 하며 미루고 미루니 벌써 1월 3일이네요.


2022년은 신기한 해였습니다. 반년 간 밑미로 책과 글을 사랑하는 백 명 남짓의 사람들을 만났고, 브런치북 대상을 받아 여름에는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를 세상에 내보였어요. 여러 프리랜서업을 하면서 잠깐의 갭이어를 가진 후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커다란 규모의 기업에 들어가 라이프스타일 에디터로 커리어 전환을 하기도 했고요.


좋은 얘기는 여기까지. 저, 실은 어떻게 지냈냐면요. 인간관계에 이른바 현타가 많이 왔습니다. 나는 이만큼이나 해준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저만큼 밖에 안 해주네,라는 생각이 든 후부터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마음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베풀어야 할 사람들에게 보답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 같아 큰 성취를 이룬 한 해였음에도 속상하고 아쉬워요.


2023년이 되었을 때,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 온 사람은 한 명뿐이었어요. 물론 관계의 양보다 질이 더 우선인 건 알지만, 이제까지 사람들에게 많은 감사와 사랑을 표한 것 같은데 내가 먼저 안부 인사를 돌리지 않으면 안부 인사도 오지 않는구나 싶어 속이 쓰렸습니다. 그래서 사촌 언니에게 연락을 했어요. 아무도 연락이 안 와, 하고요.


언니는 말했어요. "내가 타인에게 진심으로 안녕하냐는 안부를 물었다는 것만으로 내 공덕을 쌓는 거라 생각해." 애정과 진심의 크기를 재단하고 무작정 받기만을 원했던 건 아니었을지, 주는 사람이 되겠다면서 왜 이렇게 받고 싶어 전전긍긍했는지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2023년에는 조금 더 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새해 연락을 아주 많이 받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처럼 많이 받지 못하신 분도 있으실 것 같아 보따리 싸듯 주섬주섬 중구난방의 글을 썼어요. 제가 대신 해피 뉴 이어를 전할게요. 기쁜 일만 가득한 2023년이 되기를, 슬픈 일이 생겨도 금방 헤엄쳐 나올 2023년이 되기를, 그럼 해피 뉴-이어-예요,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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