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아빠와 속닥속닥하더니
다음날 로켓 배송으로 택배가 도착했네요.
젤라틴, 한천... 등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물건이 도착했다고
저에게 택배도착 문자가 옵니다.
"이건 뭐 주문한 거예요?"라고 남편에게 물으니
"어, 그거 주문해달라고 해서..."
헐... 투닥거리다가 다시 친해지는
알 수 없는 부녀관계이다 보니
이런 주문도 둘이서 쏙닥했네요.
퇴근하고 돌아오니
집안에 상큼한 냄새가 풍기네요.
'흠... 그녀가 또 무엇을 만들었나 보네'
주방의 투명 유리컵이 사라지고 없어요.
세상에 유리컵들이 냉동실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젤라틴인가.. 여하튼. 그 아이로
레몬젤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올해 고3이 됩니다.
공부는 글쎄요.
그러나 꿈이 많고, 재주가 많은 그녀라
저도 기대가 아주 큽니다만...
그녀의 이런 쿠킹은 절 가끔 놀라게 합니다.
저녁 식사 후
그녀가 노란 접시에 노란 레몬들을 담아오네요.
저 레몬에 담긴 것이 바로,
레몬 젤리입니다.
세상에.
모양도 그럴듯한데
맛도 상큼하니 너무 좋아요.
저녁 후 입가심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이렇게 만드는 건 반칙 아닌가?
고3이 공부 말고는 다 잘하는 거 아녀?
그녀는 정말 재주가 많은 아이입니다.
그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드라마도 좋아합니다.
그녀는 고1 방학 때 처음으로 30초 영화제에 당선되고는
꿈꾸던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엄마 눈으로 보기에는 걱정이 많네요.
이렇게 재주도 많고, 꿈도 많은 이 소녀가 졸업 후 어떤 길을 갈지 궁금합니다.
영화감독의 길로 발을 디딜지...
자신이 좋아하는 쿠킹, 베이킹을 시작할지...
그림을 그리며 수익화를 할지...
재주 많은 이 소녀가 제 딸이라 너무 감사합니다.
스마트폰 갤러리 속 레몬 사진을 보며
오늘 문득 감사의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