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0] 아빠와 딸의 삐짐은 칼로 물 베기

by 리카

칼로 물 베기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갈등이나 다툼이 일시적이며 금방 해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통 부부싸움에 이 속담이 사용되는데, 부모와 자식 간의 다툼도 칼로 물 베기 아닐까.


우리 집은 딸이 셋인데, 다들 성격도 다르고 먹는 것도 행동도 제각 기이다.

세 명이 비슷하면 부모가 키우기도 편할 텐데 이건 한 명 한 면 다 맞춰야 하는 건 쉽지 않다.

그리고, 이제 부모도 갱년기를 맞이하는 나이대로 접어들다 보니 조금씩 성인이 될 준비를 하는 아이들과 조금씩 부딪히는 일들이 있다.


부모는 자녀들이 해달라고 하면 뭐든 뚝딱 해주어야 하는 계약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늘 아이들이 요청하는 문제도 가끔은 그 일을 처리해 줄 때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한 예로, 어제 아침 큰 딸의 유학비자를 위해 아침부터 우체국으로부터 서류를 받아서 챙긴 후 비자용 사진을 다시 촬영하고 비자대행업체를 방문하여 접수해야 하는 일정이 있었다.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준비하고 챙겨서 일찍 나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정작 딸아이는 너무 느긋한 것이다. 사진도 예약해야 된다고 하고, 외출준비를 하려면 시간도 필요할 텐데 너무 느긋한 것이다. 남편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냥 혼자 가라고, 우린 못 가겠다고 했더니, 딸아이가 조금 화를 냈다. 함께 일정을 처리하기로 했는데, 운전해 줄 아버지가 약속을 일방적으로 깬 것이다. 이렇게 아빠와 띨사이 균열이 생겨서 외출은 결국 딸아이 혼자 가게 되었고, 아빠도 혼자서 시간을 보내버렸다.

예전 같으면 이런 냉랭한 기운은 오래갈 텐데. 아빠도 나이가 들어가고 딸아이도 조금 성장한 것인지 하루 만에 둘의 감정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 부부싸움처럼 칼로 물 베기가 된 것이다.


부모는 늙어가고, 자녀들은 성장하고 성인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감정 대립은 부부싸움처럼 칼로 물 베기가 되어버린다.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 있기에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때문에 칼로 물 베기가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어찌 되었건, 서로의 감정과 기분까지 다시 고려하고, 회개의 마음을 가지는 것을 보니 모두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서로 배려하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주는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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