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오른쪽은 ‘예스맨’ 리더 맞은편은 ‘반대파’
회의 때마다 무의적으로 늘 같은 자리에 앉는 경향이 있다. 이는 조직 내 직위가 '자리'라는 영역으로 표출하는 인간의 심리학적 특성이다.
회의실에서의 자리 배치는 단순히 앉는 위치를 선택하는 행위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조직 내에서 개인의 지위와 역할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리빙스턴 그룹의 창시자이자 조직 심리학자인 샤론 리빙스턴은 회의실에서의 자리 배치가 조직 내 위계 구조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이를 통해 조직의 동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회의실이 조직의 축소판 역할을 하며, 각 자리의 선택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개인의 심리와 직위가 투영된다고 주장한다.
회의실 자리 배치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적 특성과 조직 내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테이블의 머리맡에 앉는 사람은 주로 최고경영자(CEO)나 리더일 가능성이 크다. 이 위치는 벽을 등지고 출입구를 마주보며 회의의 전반적인 흐름을 관리하고 참석자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이는 리더가 조직 내에서 갖는 통제력과 감독 역할을 반영한다. 리더는 이 자리에서 회의를 주도하고, 조직 내 다른 구성원의 발언과 행동을 관찰하며 필요한 순간에 개입한다.
리더의 오른쪽에 위치한 사람들은 소위 ‘예스맨’이라고 불리며, 리더의 지시에 무조건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 예스맨이 회의 주제나 다른 참석자보다 리더에게 초점을 맞추며, 리더의 의견을 지지하고 따르는 데 주력한다. 이는 조직 내에서의 상하 관계가 자리 배치에 그대로 드러나는 예이다. 예스맨의 존재는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비판적 사고와 다양성의 부족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반면, 리더의 왼쪽에 앉는 사람들은 ’네, 맞는 말씀입니다만…’이라는 유형으로, 기본적으로 리더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종종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들은 조직 내에서 리더와 다른 구성원들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리더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의견을 제시하며, 조직 내에서의 복잡한 권력 구조를 나타낸다. 이들은 리더와 협력하면서도 조직 내에서의 자율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회의 테이블의 중간에 앉는 사람은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하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데 능숙하다. 중재자는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으며,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조직 내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리더와 정면으로 마주 보는 자리에 앉는 사람은 주로 논쟁적인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며, 팔짱을 끼고 앉아 수사법을 동원해 논쟁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람은 회의에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조직 내에서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는 때로는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리더와의 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
테이블의 구석에 앉아 최대한 몸을 숨기는 사람은 ‘방관자’ 유형이다. 이들은 회의에서 눈에 띄지 않기를 선호하며, 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편이다. 방관자는 조직 내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지만, 회의의 흐름을 조용히 관찰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한다. 이들의 존재는 조직 내에서의 조용한 감시자 역할을 나타내며, 필요할 때 중요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테이블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앉은 사람은 ‘아웃사이더’ 유형이다. 이들은 회의의 큰 그림을 보기 위해 방해받지 않는 위치를 선택하거나, 늦게 들어와 자리를 잡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웃사이더는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회의의 흐름을 파악하고 필요할 때 개입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회의실 자리 배치의 심리학을 이해함으로써 리더가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재적인 적대자를 자신의 오른편에 배치해 그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관찰하거나, 아부꾼을 테이블의 맞은편에 배치해 그들의 의견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회의실 자리 배치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직의 경쟁력 제고라는 본질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자리 배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조직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회의실 자리 배치는 단순히 자리를 선택하는 행위를 넘어 조직 내에서의 개인의 역할과 지위를 반영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조직 내의 위계 구조와 권력 관계를 이해할 수 있으며, 리더는 이를 바탕으로 조직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자리 배치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조직의 본질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참조: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