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5년마다 '새로운 왕조'에 살고 있다

차기 정권은 대한민국 몇 번째 공화국일까? 헌법상으로는 6 공화국이라 불러야 한다. 과연 그들은 6 공화국이라 부를까? 답은 절대 아니다. 5년 담임제 직선제 개헌 이후 최초의 대통령인 노태우 정부는 정두환 정권의 5 공화국과 차별을 두기 위하여 6 공화국이라 불렀다. 이는 쿠데타로 헌법을 유신헌법의 체육관 대통령을 이어받은 7년 단임제로 바꾼 5 공화국과 직선제 개헌 이후 6 공화국과는 다른 의미의 '6 공화국'이다. 

3당 통합으로 여권 후보로 대통령이 된 김영삼은 노태우 정부와 차별을 두고자 문민정부라 불렀다. 다음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이다.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이며 이명박 정부는 그대로 이명박 정부라 부른다. 대통령 이름을 내세운 첫 정부이다. 그 이후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이렇게 불리고 있다.

잘못이다. 무슨 '정부'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오만한 말이다. '정부'가 아니라 '행정부'라는 말을 써야 한다. '문재인 행정부'가 적절한 표현이다. 입법, 사법, 행정부 중에서 선출 권력으로 '행정부'의 수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단절의 시대이다. 각 정부가 이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개성을 내세우는 정부이다. 우리는 5년마다 '새로운 왕조'에 살고 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황상민의 재미있지만 의미 있는 주장이다. 이러한 현상은 6 공화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이 바뀌면 역사가 단절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섰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현재 6 공화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헌법을 개정하면서 새로운 공화국 체계가 들어섰기에 가능한 말이다.

시대정신에 맞는 개헌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체육관 대통령을 벗어나기 위해 직선제만을 구했지만, 단임제로 인한 폐해도 그만큼 크다.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진 4년 중임제가 필요하며, 기소권을 검사에 국한 짓는 현행 헌법은 날치기 성격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3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 동안 임명직 검사는 '5년짜리' 정권이 '감히'라는 오만방자한 행태를 가지고 있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경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이었다. 혁명으로 독재를 무너뜨린 공화국은 군인의 쿠데타로 인한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군인이 모든 권력의 중심이었다. 그들은 하나회 척결로 당연하지만 본문에 충실하고 있다. 권력의 공백기에 슬며시 자리를 잡은 게 검사이다. 그들이 힘을 가지게 된 근원은 기소권 독점이다. 기소권을 입맛대로 행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고 부패한 정치인과 경제인의 하수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충견 노릇을 해왔고 그 대가로 고깃덩어리를 얻어먹고 살아왔다. 권력의 충견이었던 발바리는 새롭게 태어나라는 주인의 호의에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왈왈거린다. 호의를 베푸는 주인에게는 짖어되고 몽둥이를 든 주인에게는 순종하는 전형적인 똥개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역사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멸망이 언제인지 알 수 있는 새로운 '5년 왕조'가 설 것이다. 이 시대의 문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절이 아니라 '발전적 계승', '창조적 파괴'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하는지 선명하다. 개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발바리일수록 더 사납게 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