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문장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 읽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몇 줄짜리 메모든, 수백 페이지의 원고든 결국은 누군가 읽어야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아무리 공들여 쓴 문장이라도 읽히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문장을 읽히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핵심은 첫 번째 줄이다.
글의 첫 줄에서 이미 많은 것을 판단한다. 이 글이 자신에게 필요한지, 지루하지는 않은지, 끝까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만약 첫 줄에서 시선을 붙잡지 못한다면 두 번째 줄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첫 줄을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문장의 운명을 좌우하는 순간으로 여겨야 한다.
첫 줄은 문을 여는 손잡이와 같다. 손잡이를 잡아당겨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무도 글의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첫 줄이 강렬해야 한다는 말은 자극적이거나 과장되게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작은 질문, 생생한 장면, 낯선 표현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다음 문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힘’이다.
마치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첫 문장으로 안쪽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 끌림이 이어져 두 번째, 세 번째 줄로 넘어가면 글은 이미 살아 움직인다.
첫 줄보다 더 앞서는 것이 있다. 바로 제목이다. 제목은 글 전체의 첫 번째 줄이자, 글을 열어 볼지 말지 결정하는 관문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 있어도 제목에서 시선을 끌지 못하면 글은 열리지 않는다.
제목은 섬광과 같다.
순간적으로 번쩍이며 시선을 붙잡고,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그 빛이 충분히 강해야 독자는 글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좋은 제목은 단순히 요약을 넘어선다. 내용 전체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궁금증을 남기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조금만 더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사람은 글을 끝까지 다듬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인다. 하지만 사실은 시작이 끝을 결정한다. 첫 줄이 힘을 가지면 글은 끝까지 끌려간다. 제목이 강렬하면 첫 줄을 열고 싶어지고, 첫 줄이 매력적이면 마지막 줄까지 달려가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는 분명하다. 첫 줄을 쓸 때, 제목을 지을 때, 거기에 모든 집중력을 모으는 것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필요한 지점은 바로 그 순간이다.
문장이란 결국 누군가의 눈과 마음속에 들어가야 한다. 읽히지 않는 문장은 살아남지 못한다. 반대로 읽히는 문장은 짧더라도 오래 남는다.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 제목은 독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가?”, “이 첫 줄은 다음 문장을 읽게 만들 수 있는가?”
문장을 읽히게 하는 힘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제목에서, 그리고 첫 번째 줄에서 시작한다.
✻ 참조: 『제목 만들기 12가지 법칙』, 나카야마 마코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