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상곰 May 11. 2017

벚꽃엔딩

벚꽃의 추억

오늘을 위해 1년을 기다렸다!!


'오늘을 위해 1년을 기다렸구나.'

벚꽃 아래로 몰려드는 일본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나의 생각.

한국 사람들도 벚꽃을 엄청 좋아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각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





오늘을 위해 하얗게 불태웠어

그래서 직장에서도 하고 가족끼리도 하고, 친구들과도 하고 혹은 혼자서라도 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어.


유명한 공원에는 아침부터 파란 시트로 좋은 자리를 맡아 놓아. 1년을 기다렸는데 벚꽃이 잘 안 보이는 곳에서 꽃놀이를 할 수는 없잖아. 전날 시트 위에서 밤을 새우면서 자리를 맡아놓는 젊은이들도 있더라고. 밤새 할게 뭐 있겠어. 마셔야지. 그래서 아침부터 취해있거나 쓰러져 자고 있더라고. 




자 간빠이~~~~ 

4월에 막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벚꽃놀이 행사 준비를 맡긴다는 얘기를 들었어. 아직 경험이 없기에 막막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나 같아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몰려올 것 같은데.
그래서 야후 재팬 질문코너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어.

Q 벚꽃놀이 시 신입사원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회사 업무 대신 자리 맡기, 음식 준비도 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해보지 않아서 난감합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막내는 고달픈 것 같아.  어찌 되었든 몸으로 뛸 수밖에 없으니.  평소에 캠핑 같은 것으로 많이 놀아두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네. 아무튼 상당히 구체적이고 진지한 답변이 올라왔어.  





술이 떨어지면 사오는 것은 막내의 몫
A 우선 직장에서 한살이나 두 살 위의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그리고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것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신입사원은 벚꽃놀이뿐만이 아니라 각종 행사를 준비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준비가 귀찮기 때문에 신입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일을 맡기고 그 실행력 ( 기획--> 준비 전체 과정)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저 친구 쓸만하네.`  `센스 있네.`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는 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보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사히 '벚꽃놀이'라는 '기획'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행사 전날]
1. 당일 참가자와 연락처
2. 우천 시 대책
3. 2차 장소 찾기 ( 당일 “한잔 더 합시다!!”라고 제멋대로 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근처의 가게를 메모해 두기)
[행사 당일]
1. 물품구입 (종이컵, 종이접시, 물티슈, 냅킨 등)
2. 자리 맡기 (입구에서 가까운 곳, 당연히 벚꽃이 잘 보이는 곳)
3. 쓰레기봉투
4. 화장실 위치 확인
5. 집합장소부터 꽃놀이 장소까지의 안내 (꽃놀이 장소를 본인만 알고 있고 일행과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전화로 미리 장소를 알려둘 것)
6. 건배가 시작되면, 항상 주변을 살피며 추가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화장실 안내등을 잊지 않도록
7. 꽃놀이가 후반을 넘어가면 상사나 선배에게 `2차는 어떡할까요?` 물어보기. 꽃놀이 주변 술집은 대단히 혼잡하기 때문에 미리 가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



매년 봄이 되면 출시되는 사쿠라 패키지

신입사원에게는 '놀이'가 아니라 처음 맡겨지는 '업무'구나... 느긋하게 놀고 싶어도 정신 차려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겠네.


'누가 지켜본다.'

'평가를 받고 있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 위축되고 의욕이 꺾이고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아.


"잘하든 못하든 나를 한 번 보여주자."

"내 능력을 보여주자."

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지 않으려나. (본인은 못하면서 남에게 이런 식의 조언은 잘 합니다.)




도심속의 너무나 아름다운 공원 신주쿠교엔



내가 가 본 공원


우에노 공원 (上野公園)
판다가 유명한 우에노 동물원, 국립과학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국제 어린이도서관, 도쿄 예술대학 대학 미술관 등등이 있어. 공원이 크고 오래되었기 때문에 벚꽃나무가 많아. 주변에 우리나라 재래시장 같은 `아메요코 시장`도 있어서 볼거리가 많은 곳이야.
입장료 무료.


신주쿠교엔 (新宿御苑)
원래 황실 공원인데 2차 대전 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데.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라는 생각이 드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벚꽃이 1.300그루가 있다고 하니깐 엄청나지?  대신 사람들도 벚꽃나무만큼 엄청 많이 모여.  일본 벚꽃 명소 100선에도 선정되었데.  공원 운영시간 9시~16:30 입장료 200엔


이노카시라 공원 (井の頭公園)
내가 좋아하는 '키지죠지'라는 동네에 있는 공원. 커다란 호수가 있어. 옆에  지브리 미술관도 있고 동네가 아름다워서 산책하기에 좋아.


그리고 동네 공원

동네마다 훌륭한 벚꽃나무는 반드시 있어. 아무 준비도 필요 없어, 슬리퍼 끌고 나오면 돼.  그냥  편의점 맥주와 과자 하나면 행복. 


벚꽃을 쫓아다니는 일본여행도 재미있겠다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꽃, 취하게 만드는 꽃. 정신 못 차리리게 만드는 꽃
벚꽃은 그만큼 대단한 매력의 꽃인 것 같아. 하지만 꽃이 지고 파란 잎이 나오면 참 아쉽고 허무해.  뭐 어쩌겠나. 내년을 기약해야지.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또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테니깐. 






일본으로 벚꽃여행을 가려고 하면 벚꽃 정보를 꼭 참고하기를
http://sakura.weathermap.jp

매거진의 이전글 시원하게 한 잔 하고 싶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