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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마이솔 클래스

by 비상곰

새끼발가락을 다쳤다. 집안에서 벽을 걷어차서 피가 철철 흘렀다. 상처의 면적은 좁지만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뼈는 무사했다.


피를 본 순간.


"요가는!? 어쩌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요가가 내 삶에서 꽤 중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틀 쉬고 클래스 참가.

겨우 아문 상처부위가 터질 수도 있기에 점프는 삼가고 살살 수련을 했다.


발가락이나 손가락. 아주 작은 상처가 있어도 요가에 지장이 있을 수 있겠구나.

요가선배들이 하는 말이 평소에 다치지 않도록 몸을 사린다고 하던데, 그 마음이 십분 이해되었다.


프라사리타 파도따나 아사나 C에서는 손이 바닥에 닿도록 선생님이 위에서 눌러주었다.


"바닥에 닿은 건가요??"

"네"


손이 바닥에 닿다니! 놀라웠다.


숩다 쿠루마 아사나에서는 다리를 한쪽씩 머리뒤로 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것이 간단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동작들 쉽게 쉽게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끙끙거리고 있다.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연습이 끝나고 전굴자세를 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어디선가 달려와서 등을 눌러준다. 손으로 가볍게 허리나 골반쪽을 풀어줄 때도 있고, 등을 눌러 줄 때도 있고, 온몸의 체중을 실어서 눌러 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내 몸이 정말 폴더전화기가 된 듯하다.


"와우. 이렇게 까지 몸이 접어지나."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아이유를 위에서 눌러서 전굴을 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그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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