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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사업자의 사업 전략 수정

by 비산프로

세상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지만...MBA를 다니면서 내 쇼핑몰을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 됐다. MBA에 다니기 전에는 운동한다고 잘 안했고...그리고 사람들 만난다고 또 안하고 그러다보니..인스타그램도 업데이트 안하고..심지어 주문이 왔나 안왔나 조차도 확인을 안해보고 있다. 그말인 즉슨 하루에 한 번 쇼핑몰 관리자페이지에 들어가거나 내 쇼핑몰에 방문하는 일 조차 없어졌다는 뜻이다.


내가 벌써 이 영세사업자 시리즈의 콘텐츠를 그만두려는 것은 아니지만...유튜브 신사임당의 동영상을 보면서 시작됐던...뭔가 시작해야 하는 뽐뿌 그리고 각종 텐션과 나름대로 느낀 인사이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신사임당님은 본인 입으로 본인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하지만...그런 노력을 해낼 수 있는 것 조차 사실 평범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나름대로 직장 다니면서 남들 다니는 4년제 대학 나와서 평범하게 직장다니는 극평범 30대 유부남(자녀없음)의 시점에서 바라본 직장인 부업에 대한 나름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1. 직장다니면서 하는 것은 불가

회사가 아무리 칼퇴근을 해도...진짜 집에와서 내 부업에만 빡!! 하고 집중할 여력이 생각보다 어렵다. 예를들면 내 마음은 밤새도록 하고 싶지만 야근도 종종 해야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하고 가면 회사에서 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나더라. 그래서 회사에서 무슨 일 시키면 진짜 하기 싫고 자꾸 팀원들과 갈등이 생기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냥 에너지가 부족하다. 그게 전부이다. 회사가서도 일을 해야하는데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들이 최선을 다해도 할까 말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아침 그리고 전날 저녁에 내 부업한다고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는데 회사와서 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겠는가?


2. 유부남의 삶

무언갈 얻기 위해서 잃는 것도 있어야 하는데...내가 잃겠다고 다짐해도 내 맘대로 안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예를들어 집에오면 밥먹자마자 바로 내방에 들어가 쇼핑몰 관련된 일만해도 사실 시간이 모자란다. 근데 유부남의 삶이라는게...진짜 이렇게 되면 집에와서 와이프랑 한 마디도 안하고 일만 해야하는데...그런거 내버려두는 배우자면 모르겠지만...보통의 평범한 배우자라면 얘기도 하고 싶을꺼고 집안일도 해야할 것들이 있어서 내 일에만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황금같은 주말 쭈욱 땡겨서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뭐 하면 어디 데려다 달라...맨날 그것만 하냐...그럴꺼면 그만해라 등등 너는 같이사는 나에 대한 생각은 하나도 없냐고 하는데...솔직히 다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더라. 미안하긴 하지만....솔직히 하기 싫은데...어디 갈 때 차가 없는 것도 아니고 데리고가야 할 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왜 자꾸 뭘 같이 하자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지만...그럴꺼면 결혼하지 말고 혼자살았어야지....내 와이프가 하는 말이 다 맞기 때문에...반박할 수 없었다. 물론 대단한 사람들은 일과 과정에서 모든 밸런스를 잘 맞추겠지만..난 평범한 흔남이라..잘 안되더라. 그리고 이렇게 하다보니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인데 내 배우자가 진짜 미워진다. 난 뭘 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는게 어렵냐!!하면서 싸우게 되는데...하..이렇게 한 판 하면 텐션이 진짜 저세상으로 사라지고 그냥 살기도 싫어지더라.그렇다고 내 부업에 집중해서 해보겠다고 이혼을 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물론 할 수도 있겠지만..나에게 이 부업이 그정도까지 감수 할 수 있는 가치냐고 물어본다면...난 아닌거 같다.


3. 간절함의 부족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같은 말인데...회사에서 돈을 버니까 내 부업에 큰 힘을 주지 않게된다. 물론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쉽게쉽게 해볼 수 있지만...그래서 또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게된다. 어차피 뭐...실패해도 상관없는데..하면서 가벼운 시도를 툭툭 치면서 해나가야 하는데...모든 것이 처음하고 서툰 일들이라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실패했을 때 잃을게 없을 뿐이지 그렇다고 무언가를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새로운 이벤트를 하나 준비하는게 있었는데...그냥 카드뉴스 처럼 인스타에 몇 장 올릴 사진처럼 해서 제작하는 것도...생각보다 오래걸린다. 대충의 준비는 끝냈지만...피곤해 죽겠고 또 이거 안한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하면서...미루게 된다. 그리고 소비자의 눈은 이미 엄청 높기 때문에...내가 죽일힘을 다해서 디자인 배우고 해서 올려봐야....정말 인식되기 힘들고...B급 감성 콘텐츠라는 것도 해보면 알겠지만....노력이 A급보다 적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난 아이디어가 넘치는 씽크빅도 아니고 조세호 처럼 웃긴 사람도 아니라...잘 안된다. 물론 그들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서 지금의 아이디어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 끊임없는 노력은 간절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회사를 다니는게 우선이고 부업은 부업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진짜 간절하지 않아서 목숨걸고 달려들지 않게된다. 죽을힘을 다해도 잘 안되는거 투성이였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힘빼고 해서 될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누군가처럼 일을 즐기는 자도 아닌데...이게 잘될리가 없다.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염따의 성공시대"를 봤다. 염따라는 힙합 뮤지션의 생활밀착형 콘텐츠인데..대형 회사와 염따라는 아티스트가 있어 가능했지만 티셔츠를 팔아서 6천만원을 벌더라...그래서 난 생각했다. 내가 브랜드가 되어야 겠다고!! 나같은 영세사업자가 제품의 경쟁력 확보하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 영원한 뮤즈 GD가 했던 말 처럼 똥을 싸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서 내 브랜드 가치를 키우겠느냐? 한다면 아직 모르겠다. 이제부터 영세사업자의 브랜딩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다. 언젠가 내가 유명한 브랜드가 된다면..내 쇼핑몰에서는 뭘 팔아도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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