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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산프로 Jan 11. 2020

무기력한 삶을 개선하는 방법

 정말 무기력했다. 대학원이 방학을 했다는 즐거움도 잠시 엄청난 무기력감이 찾아왔었다.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런 변화도 없고 위기도 없는 내 삶이 너무도 싫었다. 위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내 삶에서 활력을 되찾아줄 무엇인가를 너무도 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예전에 친했지만 한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나랑 자주 만나주는 사람들도 정말 감사하지만 뭔가 생활에 변화를 주고자 했던 마음에 가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는 식으로 안부를 전하던 사람들에게 연락을했다. 사실 약간의 용기도 필요했다. 예전에는 가까웠고 또 모임에서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었지만 몇 년만에 갑자기 연락해서 한 번 보자고 하면 뭐랄까...아무래도 경계를 할 수도 있고 좀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그래도 일단 뭐 싫으면 알아서 둘러대겠지 했는데 다행히 약속을 잡고 실제로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오랜시간 못봤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굉장히 큰 효과가 있었다. 나랑 비슷한 환경에 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듣고 그 때 그 사람들이 나한테 했던 생각들...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해 대답을 해주면서 알게모르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이런 일들이 굉장히 신선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결국 추억팔이를 하며 좋은 기억을 하나 더 만들고 각자의 내일을 위해 자리를 마무리했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식으로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대학생때는 해보지 못했던 고급스러운 음식과 분위기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그냥...나도 내 분야에서 나름대로 잘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날 비슷했던 내 일상에 새로운 내용이 채워진 것 같은 생각도 들면서 내 일상들이 조금씩 새롭게 느껴졌다.


 예전에 심리상담을 받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라는 사람은 본능이 굉장히 큰 사람이라서 그런걸 무조건 참는게 아니라 적당히 풀어줘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니 가끔 하고싶은대로 하면서 꼭 놀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랬다...지난 11월부터 대학원 과제도 생기고 내년 사업계획 시즌이라 회사도 바쁘면서 정말 놀지도 못하고 맨날 집-회사의 시간을 반복하고 주말에는 대학원까지 가면서 나를 혹사시켰던 시간들만 있었다. 친구와 후배들을 만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직장동료나 와이프한테 할 수 없던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다보니 약간 아주 약간은 내 몸에 피가 다시 잘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이 있다보니 회사에서도 약간이지만 가장 무기력하던 시점과 비교해서 일도 조금 더 재미있게 하고 있고 전보다 더 잘하려는 생각을 하면서 다녔다. 말은 이렇게해도 당장 다음주부터 사업총액 확정되서 사업계획서 수정하고 다른 회사들이랑 연락하다보면 다 버려버리고 싶겠지만...그래도 이번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활력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은 놀아야겠다. 친구도 만나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집이 아닌 밖에서 술도 마시고 하면서 내 기분을 풀어줘야 앞으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버티고 참는 삶이 아니라 내가 그려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선 내 본능에 조금 더 충실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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