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천국 #심장 #라라크루
2023~2024년 연말 연초를 병원에서 보냈다. 응급실 이란곳도 처음으로 가보았다.
병원에서 일하는 교직원이지만, 입원해서 각종 검사와 치료를 받는 환자로 가보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이다.
그리고 입원한 기간 동안 인생 살면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1분간 다녀왔다.
보통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영원히 건널 수 없던 그 다리를 건넜지만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응급실 그리고 입원 병동에 들어가면 나라는 존재는 환자로 바뀐다.
그리고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힘도 있고, 사지도 완전하지만, 이송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하천장만 바라보며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각종 검사를 받는다.
늘 피부 밑에 숨겨져 있던 혈관은 바늘로 인해 외부와 연결되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각종 새로운 약물과 포도당을 공급받으며, 새로운 혈관에 바늘로 찌르지 않아도 수시로 혈액 검사가 이루어진다.
나의 심장 소리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모니터에 표시가 되어 나온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는 나의 심박과 심전도를 클라우드에 올려서 관련된 의료인들이 모두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연구원, 기획자라는 타이틀 밑에 감추어놓은 본연의 생물학적인 "나"라는 존재는 그렇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모든 생물학적 데이터가 내 혈관과 심박을 통해 공개가 되고, 나의 모든 활동이 추적된다.
간호사들은 대면으로 내 모든 상황을 체크하면서 아날로그 하게 기록하고,
각종 장비들은 디지털 정보로 기록되면서.. 나라는 존재는 심평원 데이터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이렇게 철두철미하게 관리를 받으면서 나는 수술실로 향한다.
연말연초부터 나를 괴롭히던 심장의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데 수술 중 심정지가 와서 한 1분간 저세상에 가게 되었다.
다행히 다시 돌아왔기에 감사하게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많은 생각들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고, 그 이야기들은 다음 글에 써보려고 한다.
신이 주신 두 번째 생명으로, 이 세상의 삶을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