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돈에 무덤 한 듯 말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행복이지.”, “가족이 먼저야.”,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소중해.” 이런 말속에는 분명 진심이 있다. 삶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일상의 선택 앞에서는 이 믿음이 자주 흔들린다.
편의점에서 1+1 상품을 집어 들며 우리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안도한다. 하지만 그 안도 속에는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불안이 숨어 있다. 소고기의 맛을 칭찬하면서도, 결제 버튼 앞에서는 가격표를 먼저 본다. 옷을 고를 때, 자동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품질보다 가격이 먼저 기준이 된다. ‘합리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사실 ‘최소 비용’의 울타리를 맴돈다.
심지어 즐거움 앞에서도 돈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이번에는 얼마가 들까?”라는 계산이 선행된다. 맛있는 정식을 먹으러 가면서도,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과 기름값을 떠올린다. 여름 더위 속에서 에어컨을 켜기 전에 전기요금을 먼저 생각한다. 이런 순간,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돈을 행복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벌 기회가 다가오면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큰돈을 벌 생각은 없어.”, “괜히 투자했다가 잃을까 봐…”라는 말 뒤에는 지금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자리한다. 현상 유지의 안락함 속에서 우리는 도전을 미룬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놓쳐버린 기회들이 마음속에 작은 한숨을 남긴다.
주변에 부유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의 삶을 은근히 부러워한다. 때로는 그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얻어먹는’ 관계에 익숙해진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고개를 든다.
문제는 돈에 대한 생각이 옳고 그르냐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다. 돈을 무시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돈이 우리의 행동을 조용히 지배하고 있다. 두려움이 선택의 기준이 될 때,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삶보다 안전한 삶을 택한다.
짧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기꺼이 마련하고, 그것을 두려움 없이 사용하는 용기다. 돈은 그저 도구다. 그러나 그 도구를 쥔 손이 두려움으로 굳어 있다면, 인생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기회를 놓친 지난날을 안타까워하기 전에, 한 발 더 나아가 보자. 돈을 두려움의 이유로 삼지 말고, 가능성의 연료로 삼아라. 그때 비로소 우리는 ‘돈에 무덤 한 척’이 아니라,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