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7th BITors

편의점의 변신, '까르띠에'의 마케팅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7기 권민서

일본의 명품 거리로 유명한 ‘긴자(銀座)'에는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이 오픈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에는 에르메스의 에르메스 마당, 크리스챤 디올의 카페디올 등이 오픈했다. ‘명품 브랜드’와 ‘레스토랑’이라는 두 단어 모두 ‘고급스러움’을 연상시켜 둘 사이의 괴리가 크지 않다. 그런데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명품과 '편의점'의 만남을 시도한 사례가 있다. '까르띠에 편의점'을 알아보자.



까르띠에가 편의점을 열었다고?


‘까르띠에’는 2018년 9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열흘간 편의점을 오픈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못’을 모티프로 만든 주얼리인 까르띠에의 <Juste Un Clou> (저스트 앵 끌루)를 알리기 위해 진행한 행사였다. 1층은 편의점의 모습으로 꾸몄으며 2층은 저스트 앵 끌루 제품을 실물로 전시, 판매하는 매장이었다.

juste un clou.png juste un clou 브레이슬릿. 출처: 까르띠에 홈페이지


까르띠에 편의점에서는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유명 브랜드들의 디저트와 홍차, 금가루가 붙어있는 아이스 바, 캐비어 아이스크림, 오니기리 등이 판매되었다. 편의점에 흔히 있는 신문 판매 매대에는 저스트 앵 끌루의 홍보물과 화보가 꽂혀 있고, 복사기에서는 자신의 손을 복사하면 저스트 앵 끌루의 쥬얼리 스탬프로 오리지널 아트를 인쇄할 수 있다. 편의점이 가진 기존 매대 형식은 유지하면서도 상품과 브랜드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수 있도록 변신시켰다. 특히, 용기 속에 럭셔리 레스토랑 ‘산미’의 2인 디너코스 티켓을 담은 10만원 상당의 컵라면이 굉장한 화제가 되었다. (산미의 연간회비는 약 120만원 상당이며 디너코스의 가격은 인당 약 12~13만원이다.) 까르띠에 편의점 앞에는 행사 진행 열흘 동안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편의점에 다녀온 경험담과 사진들이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히 공유되며 2030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까르띠에 편의점 전경. 출처:스나오시 타카히사(砂押貴久)


산미 레스토랑 쿠폰이 들어있는 컵라면의 모습. 출처: 스나오시 타카히사(砂押貴久)



일상 속 색다른 경험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다!


이어질 것 같지 않았던 ‘편의점’과 ‘명품 브랜드’의 연결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When the Ordinary becomes precious’라는 행사 문구처럼, 일상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통해 ‘저스트 앵 끌루’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바이럴한 홍보 효과까지 얻은 것이다. 까르띠에는 단순히 품질이나 브랜드네임을 강조하며 명품거리 안에 머무르는 대신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 접점을 넓혔으며, ‘편의점’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공간을 고급스럽게 변신시켜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면서 경험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Z 세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일본의 편의점 문화는 자연재해 속에서 생활 필수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로손,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음식 리스트가 공유될 정도로 일본의 편의점 문화는 잘 알려져 있다.

에르메스 등 다른 브랜드들이 명품거리로 유명한 긴자에 바, 카페, 갤러리 등을 오픈할 때, 까르띠에는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하라주쿠 근처 오모테산도(2030세대가 많이 다니는 지역)에 오픈했다. 일본이 가진 ‘편의점 문화’라는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를 공략한 까르띠에의 참신한 시도는 단순히 낯선 개념들을 합쳐 마케팅 한 것 그 이상이기에 더 성공적이었다. 2030 세대의 니즈와 특성은 물론, 일상 속 물품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이라는 상품의 특성과, 일본 소비자들이 가진 문화적 배경, 특성을 고려한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브랜드들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면 (예를들어 해외 음반회사들이 우리나라의 방 문화(노래방 등)을 활용한다거나…) 색다른 경험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연세대 경영 권민서

anika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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