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7th BITors

망하지 않는 플랫폼: 리셀 시장을 중심으로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이수현

[제목 사진 출처: Pixabay]



c9bf0fc9-f1df-4e7f-b492-bd1eac1afaa3.jpg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출처: 중앙일보 'GD신발에 샤넬 백...', 원출처: 나이키]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스니커즈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가 기존 가격의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중고 거래된 사실을 알고 있는가? 연예인과 관련되지 않은 상품이라 할지라도, 구매자 간 거래가 이루어지는 ‘리셀 문화’는 개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항상 존재해 왔다. 개인간의 거래에서 나아가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리셀 업계 자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셀 시장의 현황


미국 중고의류 업체 ‘스레드업’에 의하면 2020년 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약 48조원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된 리셀 시장은 스니커즈 분야인데, 이 시장은 2019년 약 2조 5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약 7조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셀 시장은 쓰던 물건을 되파는 일반 중고거래 시장과 다르다. 한정판이나 단종된 제품처럼 희소성을 바탕으로 웃돈을 주고 사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용하던 한정판 제품을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구매자가 구매한 즉시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희소성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들끼리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리셀 시장의 주 활동층은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고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용어)이다.



리셀 플랫폼의 등장


리셀 시장의 규모를 눈치채고, 해외에서는 이미 리셀 플랫폼이 2015년부터 등장했다. 미국의 스탁엑스는 2015년 창업해 지난해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고, 중국의 두앱은 2019 상반기 거래액 34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리셀 시장의 성장에 비해 플랫폼이 뒤늦게 나왔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크림’이라는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고, 무신사도 플랫폼 ‘솔드아웃’ 출시를 예정한 상태이다.

국내 플랫폼은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태이며 ‘나이키매니아’ 등 기존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의 유저들을 유인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탁엑스의 전략을 보고 국내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기존 리셀 문화의 문제점을 해결한 스탁엑스(StockX)


스탁엑스 신발검수.jpg 스탁엑스의 진품 검수 시스템 [출처: 네이버 포스트 BIZON]


스탁엑스는 리셀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 거래의 페인 포인트를 정확히 짚은두 가지 서비스를 내세웠다. 첫째는 희소성이 중요한 리셀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신뢰성’ 문제를 플랫폼에서 해결해 주는 것이다. 스탁엑스 측에 판매자가 신발을 먼저 보내면, 직접 진품 여부를 검수하고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리셀 제품 구매자들은 스톡엑스를 믿고 활발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로 스탁엑스는 ‘부르는 게 가격’인 리셀 시장의 관행을 주식시장의 개념 도입을 통해 바꾸었다. 스탁엑스 앱에 있는 거래 상품들을 클릭하면 주가처럼 시장에 의해 정해진 매수가격 ‘Buy’, 매도가격 ‘Sell’이 뜬다. 개인이 제안한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합리적으로 책정된 가격에 스톡엑스의 유저들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현재 시장가로 그냥 사는 방식과, 싸게 팔 사람이 있는지 30일동안 요청하는 Place Bid 방식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가격 조정도 여전히 열어 두어 사용자의 편리함을 높였다.




스탁엑스가 보여주는 플랫폼의 성공 비결


플랫폼 비즈니스의 주 수익 모델은 수수료인데, 스탁엑스는 ‘리셀 전문’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사용자가 이탈하는 문제가 생길 염려가 적다. 항상 같은 사용자끼리 거래하는 것이 아니고, 희소성 때문에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해서 스탁엑스의 검증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발 판매 시 기본적으로 거래 수수료로 9.5%를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스탁엑스를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자가 아무리 비싼 수수료를 내기 싫어해도 플랫폼 이용을 통해 얻는 이익이 확실하여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을 때 플랫폼은 비로소 지속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스탁엑스가 제공하는 주식 시장 개념도 사용자에게는 커뮤니티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합리적 가격의 니즈를 충족해주어 플랫폼이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국내 스노우사의 크림도 스탁엑스와 같은 이유로 진품 검수 시스템을 무기삼아 홍보하고 있다. 다만 이미 커뮤니티에서 리셀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므로 초기 사용자 유입 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요해 스탁엑스의 주식 개념을 벤치마킹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미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스탁엑스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한정판 제품들이기 때문에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MZ세대는 충분히 사용자가 많은 미국 플랫폼을 사용하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리셀 플랫폼은 스탁엑스를 사용해야 할 때 드는 해외 페이팔 결제의 높은 수수료와 해외 배송비에 비해 훨씬 싼 거래 수수료를 광고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세대 경영 이수현

메일주소 heatherlees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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