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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커피의 프리미엄화, "싼둔반(三顿半)"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8기 윤지영

[제목 사진 출처: saturnbird coffe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aturnbird.com/]


“3초 만에 맛보는 맛있는 콜드 브루, 라떼”, 3原一杯正好喝的冷萃,拿. 이는 싼둔반(三顿半) 커피의 공식 홍보 문구이다. “프리미엄 커피 일상화 추구하는 싼둔반은 2015년 중국의 창사(长沙)지역에서 처음 시작해 중국에서 이미 레드 오션이던 기존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새로운 커피 시장을 개척했다. 2020년 9월 기준 약 6400만여 개의 싼둔반 커피가 판매되었으며 중국의 FreesFund 가 천 만여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이 신생기업을 향해 중국 대형 자본의 투자가 잇고 있다.  대륙을 사로잡은 그 비결은 다음과 같다.

 


디자인은 특별하게, 맛은 더 특별하게


싼뚠반 믹스커피를 타먹는 모습 :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54664


싼둔반 커피는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손안에 딱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이다. 이러한 외형은 중국의 2030 세대를 사로잡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캡슐마다 다양한 색깔이 있으며 각 캡슐에는 1에서 7까지의 숫자가 적혀 있다. 캡슐 안에는 각각 종류별로 다른 맛의 믹스커피 가루가 들어있고, 그 가루를 물, 우유, 아몬드 밀크 혹은 소다수까지 원하는 액체에 녹여먹는 형식이다. 



1에서 7까지의 싼둔반 캡슐 [사진 출처: saturnbird coffe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aturnbird.com/]


이 번호는 로스팅 정도의 차이를 의미하며 이에 따라 커피의 산미가 달라진다. 가령 1번 커피는 "always blooming"이라는 이름으로 "light roast" 과정으로 제작되었으며 감귤과 재스민의 향기, 강한 신맛을 갖고 있다. 특히 이 과정은 원두를 전문적으로 감별하는 “큐그레이더”의 엄선을 통해 이루어지며, 원두의 경우 *SCAA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서 80점 이상을 받은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여 스페셜티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의 맛에 영향을 주는 각각의 요소들을 "프리미엄화"하여 차별화 된 맛을 보여주겠다는 싼뚠반의 의지가 돋보인다.


또한 자체적으로 개발한 "zero loss" 기술은 지능형 원두 건조, 추출 과정을 사용함으로써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커피의 맛을 제공한다. 얼음물, 뜨거운 물, 우유 등에 3초 만에 녹아들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콜드 브루, 카페 모카 등 전문적인 커피를 집에서 원하는 온도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실제로 “전문 커피 매장의 커피 맛과 유사하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원하는 맛의 원두, 원하는 온도, 원하는 액체에 사용가능하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 SNS 상에서 '나만의 맛있는 싼뚠반 커피 조합'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연스럽지만 강력한 그들의 마케팅


촬영 전문 인플루언서의 싼둔반 사진[사진 출처: saturnbird coffe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aturnbird.com/]


싼둔반은 기존의 노골적인 홍보보다는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식품 관련 인플루언서들 보다는 여행 관련 인플루언서, 촬영 전문 인플루언서에게 의뢰하여 그들의 SNS 계정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도록 했다. 실제로 중국의 음식 레시피 공유 커뮤니티인 "xiaochufang (小厨房)"과 중국의 대표 SNS "xiaohongshu(小红书)" 채널을 통해 홍보가 이루어졌다. 



최근 중국의 2030 세대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할 수 있는, 나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싼둔반은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하여 “리턴베이스”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싼둔반은 사용한 커피 캡슐을 사용 후 일정 수의 빈 캡슐을 반납하면 싼둔반의 다른 굿즈로 교환해주는 형식이다. 싼뚠반의 굿즈를 모으는 것은 중국의 2030세대들에게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으며 그들은 리턴베이스 굿즈를 SNS에 공유함으로써 자신이 싼뚠반의 애용자이며 나는 환경까지 고려하는 사람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싼둔반의 에코백과 같은 굿즈를 얻기 위해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이에 리턴베이스 프로젝트가 현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고려한 중국의 대표 기업"으로 싼뚠반을 선정하였으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또한 받고 있다. 


 

싼둔반 리턴 베이스 프로젝트 에코백 사진[사진 출처: saturnbird coffee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aturnbird.com/]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오늘 싼둔반 커피는 홈카페의 전성기를 열었다. “프리미엄 커피”의 “일상화”를 추구하는 싼둔반은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의 코리안 빈티지 커피 브랜드인 “프릳츠(FRITZ)”와 협업하여 “Seoul Cinema” 버전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이는 싼뚠반 커피가 타 브랜드 카페의 커피와 협업하여 보다 다양한 맛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단순히 중국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타국가의 유명 카페의 커피 브랜드 또한 고려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자체의 커피 맛에 한정시키는 것이 아닌, 유명한 카페의 커피를 믹스커피화 시킴으로써 더욱 포괄적 범위의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프리미엄 커피의 “일상화” 컨셉을 유지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멋과 맛, 나아가 친환경적 이미지까지 잡은 “싼둔반”의 행보가 기대된다. 



*SCAA :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로 SCA 80+ 스페셜티는 지리, 기후, 생산지 등의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커피 중 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한 등급의 원두를 의미한다. 



연세대 중문 윤지영 

메일 12jud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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