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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가져올 패션 산업의 변화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5기 유승연



빠른 변화, 느린 디지털화


패션 산업은 가장 불확실하고 빠른 변화를 겪는 산업 중 하나이다. "패스트 패션"을 넘어서 "울트라 패스트 패션"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정도로 유행이 금방 생겼다 사라지는 산업이다. 이와 같은 산업 특징 때문에 패션 브랜드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트렌드 변화와 수요를 예측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에 분석하는 능력이 필수이다.


하지만 동시에 패션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디지털화가 더디게 일어나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다. 이는 패션 데이터에 정성적 데이터가 많아 이를 정형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성적인 데이터를 정형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다음 예시를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람이 패션 이미지를 설명하는 방식 [출처: 옴니어스 블로그]


"로맨틱", "히피"와 같은 스타일을 가리키는 용어는 상당히 주관적이며 옷의 종류와 같은 의류 제품의 명백한 특징과 항상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다보니 사람이 일일이 패션 제품 이미지를 보고 관련 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줘야만 한다. 패션 제품의 상품명, 브랜드, 사이즈, 색상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는데도 평균적으로 주당 30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제품의 디테일, 패턴, 스타일과 같은 추가적인 정보를 다 입력하기 위해서는 몇 배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 등록된 상품 중 검색 시 노출되는 것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패션 정보를 입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패션 정보를 찾는데에서도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패션 산업 내 더딘 디지털화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기업 '옴니어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패션 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다, 옴니어스


옴니어스의 핵심 상품은 옴니어스 태거이다. 사람이 일일이 하던 패션 정보 태깅 과정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정확도는 유지하되 훨씬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다.


옴니어스 태거 [출처: 옴니어스]


위 이미지와 같이 패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알아서 속성값들을 태깅해준다. 속성당 90% 이상의 정확도를 유지하며 이미지 장당 처리하는데 0.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태거를 통해 개별 브랜드들은 어떤 이점을 얻게 될까? 기존에 인력을 고용해 일일이 속성값을 입력하던 것을 태거가 훨씬 빠르게 처리해줌에 따라 운영비용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동일한 시간 내에 속성값을 더 많이, 자세하게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검색 효율도 올라간다. 상품 검색이 더 정확하고 편해지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만족도 향상으로까지 이어진다. 물론 패션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정량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품 판매에 대한 인과관계도 분석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도 가능해지게 된다. 또한, 태거 기술을 활용하면 최신 이미지에서 자주 관찰되는 속성을 통한 트렌드 분석, 찾고자 하는 제품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상품 검색도 가능해진다.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


그렇다면 패션 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어 패션 데이터를 정형화할 수 있다면 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패션 산업에서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악성 재고 문제이다. 버버리에서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서 3800만 달러 어치의 재고를 불태워 없애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도 안전 문제 때문에 "팔 수 없다"며 재고를 파괴해버리기도 했다. 악성 재고는 결국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이다.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어서, 혹은 시장 수요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해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옴니어스의 태거 솔루션과 같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패션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패턴을 찾아내어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만큼 생산해내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기존과 같이 패션 디자이너들이 트렌드는 이럴 것이다 하고 선언하고 생산해낸 후 시장 반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어떤 상품을 많이 검색하고 있고 어떤 속성을 가진 제품들이 많이 구매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에 맞게 생산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패션 데이터를 정형화하여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정확한 수요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고 이로 인해 패션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낭비 문제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연세대 경영 유승연

seungyeon199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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