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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28기 이동현


우리 곁의 반려동물들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금붕어... 반려동물들은 점점 각박해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곁에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에 위안과 힐링을 준다. 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함께 놀고 생활을 같이 하며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 우리 주변의 반려동물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비율은 26.4%로 2010년 이후 비교적 꾸준히 성장해왔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꽤나 높은 수치임을 체감할 수 있다. 예전에 길렀던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직접 기를 수 없는 여건의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나오는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380만 명이 구독하는 고양이 유튜브 채널 "크림 히어로즈," 사람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똑똑한 웰시코기 "아리," 소형견과 대형견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mochamilk"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포함한 반려동물들은 귀엽다.(출처: pixabay)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퍼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있다. Opensurvey의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기르는 사람들의 81%는 미용 관리를 위해 지출을 하고 있으며 월 평균 7.7만원의 비용을 쓴다. 또한, 응답자의 77%가 사료 브랜드를 교체한 적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원재료, 성분이 들어간 사료를 먹이려고"(42.8%)였다. 사료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도 "반려동물의 취향," "영양성분," "좋은 재료"로 "비용"을 능가했다. 월 평균 6.6만원의 사료 비용이 들어간다. 사료 이외에도 반려견, 반려묘의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먹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전체 응답자의 61%에 달했다. 사료 외 용품 평균 지출은 약 월 5만원이다.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이렇게 반려동물 서비스 및 용품에 들어간 금액은 2019년 기준 1조 8,000억원으로 추산되며 반려동물 관련 산업 "펫케어" 시장의 규모는 2020년 3조 4,000억원에 달한다고 예상한다.


앞서는 사료, 미용, 영양제만 알아보았지만 벌써 약 15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 매달 들어간다. 이밖에도 간식, 장난감, 주거공간, 의료, 모니터링 디바이스 등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신경써야할 부분과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실제로 같은 자료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며 가장 힘든 점은 "비용"(48.8%)이었다. 사랑하는 내 아이가 더 좋은 사료와 간식을 먹게 하고 더 좋은 장난감과 주거환경을 갖게하며 더 건강하게 살게 하고 싶은 것이 키우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런 페인포인트 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키우는 사람이 행복할 수 없다.



펫케어 정기 구독 모델: ~BOX의 등장


지난 몇 년간 펫케어 시장의 트렌드는 "펫 용품 (정기)배송 서비스"였다. 2013년 펫박스를 시작으로 돌로박스와 베이컨박스가 활발히 펫케어 용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소변 키트를 개발하던 회사인 핏펫 또한 "핏펫박스"로 펫 용품 정기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리치즈박스, 쓰담박스와 반려묘 전용 서비스인 아카박스까지 많은 기업이 신규로 시장에 진입했다. 이들은 증가하는 반려동물 시장에 힘 입어 투자유치를 성공시키고 매출액을 늘려갔다.


이러한 펫케어 용품 정기 배송 서비스들의 특징을 뽑자면 우선 챙겨야할 것이 많은 펫케어 용품이나 서비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자료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각 용품을 구매하는 장소도 달랐고 소모되는 시간도 각각 달랐다. 예를 들어 사료와 간식은 대형마트에서, 장난감은 온라인에서, 영양제와 건강용품, 의료 서비스는 동물병원에서 구매한다. 구매 주기가 달라서 각각의 용품을 따로 사야했기 때문에 시간 소비도 많았다. 정기 배송 서비스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인지하고 여러 프로세스로 분산되어 있던 펫케어 용품과 서비스를 하나로 합쳐 말 그대로 박스에 담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료, 간식, 장난감, 위생, 건강, 미용 용품 등을 필요한 만큼 담아서 매달 보내주는 구독 경제형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간단하게 건강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건강 및 의료 용품도 배송해준다.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데에 드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소비자는 각각 구매해야 했던 프로세스를 줄이고 더 편리하게 집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용품을 받아 볼 수 있다.


또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각각 따로 구매할 경우 각각의 구매 채널에 대한 마진이 더해져 소비자는 원가보다 훨씬 큰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펫케어 용품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여러 용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고, 용량이나 주기도 사측에서 배분해주므로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더 낮은 단위당 비용를 지불하게 된다. 이 사업 모델은 규모의 경제에 기반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이용자가 더 늘어날 수록 소비자들은 비용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더 나은 가격에 웬만한 품목에서 커스터마이징 또한 가능해서 자신의 반려동물의 취향에 맞는 박스를 구성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펫케어 용품 정기 배송 서비스 기업 (왼쪽부터 돌로박스, 펫박스, 베이컨박스)


그러나 너도나도 성장하는 펫케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 이 시장은 포화상태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 같은 기존의 대형 유통채널들도 자사의 온라인 쇼핑 채널에 펫케어 정기 구독 서비스를 런칭하기 시작했다. 각각 ~BOX들이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BOX들의 경쟁력 키우기


1. 전문성을 강조하라


각 기업마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그 강점은 잘 개발하고 홍보하면 브랜드 아이텐티티가 되어서 돌아온다. 펫박스는 ~BOX 시장의 first mover로서 시장에 제일 오래 있었다. 구독자 수도 2018년에 이미 5만 명을 넘었고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펫박스는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으며,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다양한 항목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돌로박스는 "매 월, 집으로 찾아가는 수의사의 건강 박스"가 슬로건일 정도로 수의사의 전문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설립 단계부터 수의사가 참여했고 현재도 주요 서비스 제공 단계에 수의사가 참여한다. 돌로박스는 이 중요한 전문성을 상품에서 좀 더 강조해야한다. 현재는 간식 부문에서 건강 케어라는 이름으로 수의사가 선택한 다양한 맞춤형 간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외에는 전문성을 어필할 만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기적으로 반려견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2. 보험 시장을 주목하라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보호자들은 무엇이든지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우리나라의 많은 반려동물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보험업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0.22%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6%, 미국 19.8%, 스웨덴 4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1)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 조건과 절차가 복잡한 것에 비해 혜택은 매우 적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펫케어 용품 정기 배송은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어왔다. 펫케어 용품 정기 배송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확보되었다면, 구독 서비스에 보험 상품을 포함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유통기업이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미 반려동물 보험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화재나 메리츠 같은 보험사들과 제휴하는 방법도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 상품 모델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반려동물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을 통해 판매를 모색할 수 있다. 아직까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반려동물이 많아 제일 먼저 좋은 조건의 보험 상품을 구독 옵션에 넣을 수 있는 기업이 시장에서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


표지 사진 출처: pixabay

(1) 아시아경제 (2020). 반려동물보험 가입할까, 말까?


연세대 영어영문 이동현

paul3ldh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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