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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Z세대 공략법으로 어제와 내일을 뚫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3기 박동한

"Welcome to the NBA"


모든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선 다양한 해결방안들이 있겠지만, 스포츠 산업에 있어선 시청자의 수가 산업의 수익으로 직결된다. 스포츠 산업의 주된 수입원이 기업들의 스폰서와 중계권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스포츠 산업은 타 스포츠 산업에 비해 광고효과가 뛰어나기에 더 비싼 스폰서 계약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던의 등장, 그러나 이후의 행보가 아쉬웠던 NBA

NBA(전미 농구 협회)는 마이클 조던이라는 (농구는 몰라도 조던은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슈퍼스타의 등장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성장을 해낼 수 있었다. 우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조던을 필두로 한 슈퍼팀을 결성하여 미국 내에서만 인기 있었던 농구를 전 세계로 확장하여 새로운 시청자층을 유입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센터 위주의 단순한 공격 트렌드를, 가드라는 또 다른 옵션을 만듦으로써 공격의 패러다임을 다채롭게 변화시켜 기존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시청하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NBA의 성장은 조던 이후로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였다. 기존 시청자들을 락인시킬 정도로 새로운 공격 트렌드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시청자층을 유의미하게 추가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이다. 


스테픈 커리의 등장, 농구 공격의 패러다임은 변화시킬 수 있었지만…

그러다가 2015년, 스테픈 커리라는 스타의 3점 슈터의 등장으로 조던이 가져왔던 공격의 패러다임 변화를 또 한 번 다채롭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 지루했던 수비전략, 미드레인지 중심(3점 슛과 골밑의 중간 선상에서 슛을 쏘는 것) 등의 느리고 정적이었던 게임환경을 3점과 스페이싱 전략으로 더 재밌고 빠른 농구를 만든 것이다. 이로써, 기존 시청자들이 이탈하지 않을 요인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던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로 새로운 시청자층을 유의미하게 추가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문제가 심각했던 이유는 미래의 주 고객층이자, 새로운 시청자층이 되어줄 Z세대가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 Z세대는 스포츠 경기를 즐겨 보지 않는가?

Z세대 (일반적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 초반생을 일컫는 세대)는 그전 세대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미디어의 발전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자라왔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미디어 산업은 더 이상 기존의 TV 시청에만 집중되어있지 않게 되면서 다양한 소셜 미디어나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Z세대는 자연스레 이런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동이 익숙하게 성장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성세대들에게 스포츠 경기가 그들의 유년 시절에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였다면, 이제는 Z세대에게는 그것보다  더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비디오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과 같은 콘텐츠들이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Z세대의 스포츠 경기로의 관심이 끊어지게 되었고, 이는 스포츠 산업들로 하여금 미래의 주 고객층들을 잃고 있음을 나타내는 적신호가 되었다. 


출처: Morning Consult, “Z세대의 스포츠 영상 시청 비율이 타 세대보다 확연히 낮다”

결국 NBA는 2014년에 부임한 애덤 실버 총재의 지휘 아래,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Z세대가 다시금 NBA 경기를 시청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NBA가 활용한 Z세대 공략을 위한 해결방안들

1. 저작권 제한을 풀어 영상플랫폼에서의 홍보 효과를 노리다

우선 첫 번째로 NBA는 Z세대가 유튜브나 틱톡과 같이 영상을 다루는 플랫폼들을 자주 활용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숏폼의 영상을 선호한다는 점을 통해 ‘NBA PlayMakers’라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2018년에 개설하였고, 어느 누구라도 유튜브 계정만 있다면 경기 영상을 편집하고 올릴 수 있게 영상편집툴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해당 채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NBA와 제작자가 나눠 가질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또한 NBA는 크리에이터들이 본인의 채널에 NBA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도 허용하였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House of HIghlights’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해당 채널은 2018년에 NBA가 영상 제작을 허용한 후에 만들어졌다. 현재 구독자가 863만 명에 달하며, 동영상 3.3만 개(이중 대다수가 NBA의 영상이다)나 업로드할 정도로 채널이 활성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ouse of Highlights의 유튜브 채널


사실 이런 저작권의 사용을 일반인들에게 허용했다는 부분은 스포츠 산업에 있어선 굉장히 파격적인 결정이다. 경기 중계권의 판매를 통한 수익이 큰 구조를 차지하는 스포츠 산업의 특성상, 이를 구매한 회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통의 타 스포츠 종목들은 일반인들이 경기 장면을 편집하거나 SNS에 업로드하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KBO(한국 야구 위원회)와 K리그의 영상들이 공식 계정이 아닌 일반인의 계정을 통해 업로드되는 것을 강하게 막고 있다. 이러한 관례를 바탕으로 볼 때, NBA의 이런 결정은 실로 스포츠 산업 내에서는 유례없는 결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유례없는 혁신적인 결정은 NBA의 인지도 상승 및 Z세대 유입에 있어서 날개를 달아주었다. 앞서 언급하였던 Z세대가 영상을 다루는 플랫폼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특성상,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의 동영상 콘텐츠들의 수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NBA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다. 그 결과, NBA는 시장사이즈나 스타들의 수, 티켓파워에서 더 우세로 알려진 NFL(내셔널 풋볼 리그)보다도 많은 팔로워수를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NFL보다도 Z세대가 선호하는 정도에서도 우위를 보이게 되었다.

 

출처: 낭만투자피트니스, “미국 4대 스포츠별 소셜미디어 플랫폼 팔로워수”


출처: Statista, “Z세대의 NBA 선호도가 NFL의 선호도를 추월했다”

2. 경기 중계 기술에 VR / AR 기술 도입

NBA는 이렇게 동영상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Z세대가 VR기술이나 AR 기술에 익숙하다는 특성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또한 Z세대가 게임과 같이 다이내믹한 요소들이 들어간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NBA는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인 ‘NBA 리그패스’에 VR / AR 기술을 도입하여 NBA 경기를 시청자들이 더 박진감 있고 생동감 있게 시청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출처: YPLUS, “타 세대보다 VR 사용 경험이 높은 Z세대”

VR 기술은 시청자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시청을 가능하게 하였고, AR 기술은 경기를 시청할 때 선수들의 이름을 표기하여 보여주거나, 각 상황에 따른 공격 상황이 성공할 확률(ex. 슛의 성공률)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이 해당 경기를 더 게임같이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런 다양한 기술의 도입을 통해 ‘NBA 리그패스’는 2021년 기준 전년보다 구독자가 20% 증가하였고, 누적 43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출처: VRScout, “NBA 리그패스 VR 기술 도입” (좌) / 출처: SportS proMedia, “NBA 리그패스 AR 기술 도입” (우)

3. ‘NBA Top Shot’ NFT 출시

또한 NBA는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해당 산업과 접목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대퍼랩스와 함께 ‘NBA Top Shot’이라는 NFT를 출시하여 기존의 스포츠 산업에서 유행하던 종이카드 수집을 디지털화하였다. 이 NFT는 선수들의 활약 장면을 30초의 영상파일로 발행한 것이고, 이를 구매한 사용자들로 하여금 SNS에 이를 자랑하거나, NFT의 특성을 살려서 이를 투자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NFT를 5개 이상 모은다면 팀을 구성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 단순히 NFT가 아닌 게임으로서의 기능으로도 활용될 수 있게 하였고, 카드별 특성에 따른 조합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이를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이 더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특성에 힘입어 ‘NBA Top Shot’은  Z세대와 기성세대의 열렬한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누적 거래건수가 2100만 건, 거래액이 9.82억 달러 (한화 약 1조 3178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까지 볼 수 있었다. 

출처: NBA TOP SHOT 홈페이지

Z세대를 주 소비자층으로 만든 NBA가 거둔 경제적 효과들

NBA의 이러한 노력들은 Z세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의 모든 스포츠들 중 E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타 세대 시청 비율(45%)을 Z세대 시청비율(47%)이 압도한 스포츠가 된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결과다. 

출처: Morning Consult, “NBA만 E스포츠를 제외한 타 스포츠보다 Z세대 시청 비율이 높음”

이뿐만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발전으로 인해 NBA는 이전보다 더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었고, 이는 매출 상승으로 직결되었다. 당장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던 19/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서는 매출이 상승하였고, 가장 최근 연도인 21/22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달성할 정도로 시장 규모의 확대도 이뤄낼 수 있었다. 

출처: statista, “NBA 총매출 거래액 (2001년부터 2022년까지)”

또한 시장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NBA내에 소속되어 있던 팀들의 값어치도 상승하게 되었고, NBA와 스폰서를 체결하는 기업들도 Z세대에게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체결하는 스폰서십의 금액 규모도 키우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NBA는 수입원을 키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출처: statista, “NBA 팀들의 평균 경제적 가치 규모 (01 ~ 22)” (좌) / 출처: statista, “NBA 내 체결된 스폰서십 계약 규모(10~22)” (우)

NBA의 NEXT LEVEL

이렇게 NBA가 새로운 시청자층을 유입하는 데에도 성공함에 따라 수입원 또한 확대하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전망 속에서 NBA의 시장 성장은 긍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마이클 조던의 효과도 영원하지 못하였듯이, 지금 NBA가 보이는 성장세도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새로운 시청자 유입에는 성공하였지만, 기존 시청자들이 열광한 스테픈 커리의 3점 슛 열풍도 8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에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닌 리그 전반적인 트렌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NBA는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이 계속해서 시청할 수 있게 만드는 시청요인을 만들 수 있을까? 


이는 NFL의 사례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NFL은 미국 내 타 스포츠에 비해서 더 큰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속해서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NFL에 참가하고 있기에, 리그의 수준이 더 높아짐에 따라 공격 패러다임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슈퍼스타들도 계속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NFL은 왜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해서 입성하는 것이고, 타 스포츠 들은 이런 선수들을 데려오지 못하는 것일까? 


NFL의 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타 스포츠 산업들보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할 수 있어 많은 선수들이 NFL로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NBA는 Z세대의 시청자수는 현재 NFL의 시청자 수를 넘어섰다. 시청자수가 수입원의 크기로 직결되는 스포츠 산업 특성상 NBA가 NFL의 시장크기를 넘어설 수 있는 전망이 현재 그려지고 있다. 이런 전망 속에서 미래에 NBA가 더 재능이 뛰어난 스포츠 선수들을 리그로 데려올 수 있다면, 자연스레 기존 시청자들을 락인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청요인(새로운 공격패러다임,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어찌 보면 NBA의 Z세대 공략이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란 결과와 더불어서 기존 시청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NBA는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들을 부딪히게 될 것이고, 그 문제 속에서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하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NBA가 문제들을 대처한 모습을 본다면, 이후에도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NBA의 큰 팬으로서, 앞으로도 NBA가 계속해서 좋은 콘텐츠와 시청요인을 제공해줬으면 한다. 




연세대 문헌정보 박동한

ninjall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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