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담희 Nov 18. 2019

나를 버리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해야 할까

글을 쓰고 있는데 최초 우주견 라이카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다. 아시아경제 한 기자 글에 의하면 라이카는 우주견이 되기 전에 다른 개들과 함께 몇 달씩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우주견으로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개들보다 연구원들을 잘 따랐고 침착하고 온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라이카가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 우주로 올라가는 건 사실상 죽으러 가는 길이었다. 당시 기술력으로 스푸트니크 2호를 지구로 귀환시킬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발사 후 일주일 정도 지나 먹을 것이 떨어지면 안락사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라이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고열과 공포에 휩싸여 쇼크사했다고 한다. 기사 댓글 중 어떤 사람이 결국 말 잘 듣고 온순하면 손해 보는 세상, 말 안 들었으면 지구에 남았을 건데라고 적었다. 아 정말 생각이 깊어진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웃으면서 무조건 받아들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겉으로 연기를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참으로 이상하다. 왜 아직 사회에서는 복종을 원하는 것일까. 히틀러가 사람들이 생각을 안 하니 통치자들은 얼마나 운이 좋냐고 했었다. 국민을 다스리기 위해 빵과 서커스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 우리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다. 자아도 있고 신념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는 무조건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말을 잘 듣지 않은 나쁜 학생이고 상사한테 대들고 고집이 있고 사회생활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으로 찍힌다.


지금은 강압적으로 사람들을 다루는 구시대가 아니다. 공감, 소통, 대화, 이해 없이는 절대 사람 마음을 살 수 없다. 말 잘 듣는다고 착한 사람이 아니다. 정말 시키는 대로 하기 바란다면 먼저는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나는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러할 것이다. 원한다면 ‘착한 사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강압적으로 다루는 당신의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거다.


나를 버리면서까지 관계들을 잇고 싶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아픈 것은 아픈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