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한 끼의 이야기
프렌치 토스트
열여섯 번째 끼니 - 3
by
빛새
Nov 3. 2023
아래로
옛날 옛적 어느 날, 음식 마을에 식빵이가 살았어요.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빵이는 개성 있는 친구들을 잘 도와 주었죠. 끈적하고 달콤한 잼, 육향 가득한 베이컨, 상큼하고 청량한 과일과 야채, 느끼한 버터까지, 많은 친구가 그를 좋아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식빵이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식빵이는 톡톡 튀는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게 재밌지만, 자기가 묻히는 거 같아 내심 속상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남들이 자신을 못 알아봤기 때문이었죠.
아무도 못 알아줘서 서러웠던 식빵이는 잠시 혼자 지냈어요. 주변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식빵이를 어색하게 보았지만, 식빵이의 사연을 들은 사람들은 홀로 있는 식빵이를 응원해 주었죠. 혼자서도 관심을 받은 식빵이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어요. 담백하기만 할 뿐 눈에 띄는 특징이 없는 식빵이는 금새 외면받았어요. 태닝을 하고 와도, 찬바람을 맞고 와도 잠시 주목받을 뿐, 곧 원래대로 돌아왔죠. 하루아침에 다시 외로워진 식빵이는 너무 속상해서 집으로 돌아갔어요.
며칠 뒤, 가장 친한 친구 달걀이가 식빵이를 찾아왔어요. 달걀이는 며칠 새 야위어진 식빵이를 위로해주었어요.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다 들어 주었어요. 달걀이는 감정에 북받혀 울고 있는 식빵이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럼, 우리끼리 힘을 합쳐볼래? 너랑 나랑 소금이, 설탕이가 함께하면 재밌겠는데?"
그래서 그 길로 식빵이와 달걀이, 소금이와 설탕이가 함께 만났습니다.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뜨끈한 사우나에서 몸을 지지면서 서로 친해졌죠. 개성 강한 옛 친구들 대신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새 친구들을 만난 식빵이는 프렌치 토스트 팀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도 마음 맞는 좋은 동료와 함께하면 빛나는 시너지가 난다. 더 좋은 삶을 살려면 나의 능력을 기르면서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함께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식빵 같은 사람에겐 함께 할 동료가 필요하다.
열여섯 번째 끼니 - 프렌치 토스트, 스크램블 에그, 베이컨, 시리얼
keyword
토스트
집밥
자취요리
2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빛새
푸드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프리랜서
숨어 들어갔던 대학원에서 나와서, 현실을 바라보는 철 없던 서른 살. 매주 금요일에 만나요.
구독자
133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시리얼
베이컨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