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새 Nov 10. 2023

베이컨

열여섯 번째 끼니 - 4

미국 사람들은 그 맛있는 삼겹살을 가지고 이렇게 밖에 못 만드냐?


베이컨을 처음 맛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기름 좔좔 흐르는 두툼한 돼지고기가 과일 껍질처럼 비쩍 말라 비틀어진 모습을 보면 탄식을 쏟았다. 베이컨은 죄가 없지만, 그것의 원료가 되는 삼겹살이 맛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만인의 아쉬움을 사는 베이컨이지만, 분명 이 음식도 장점이 있다. 베이컨은 삼겹살에 비해 소분해서 판다. 마트에서 삼겹살을 사려면 적어도 300g 이상 구매해야 하지만, 베이컨은 50g, 70g 등의 작은 단위로도 판매한다. 베이컨을 1kg 단위로 사야 했다면 다른 음식로 눈을 돌리겠지.


또 베이컨은 삼겹살에 비해 조리하기 편하고 보관도 간편하다. 1분 1초를 다투는 이른 아침에 얇은 베이컨을 구워 먹는 게 두툼한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게 편하다. 다 먹고 치울 때에도, 훈제음식인 베이컨은 냉장고에 대충 박아놓아도 되지만 한 번 포장지를 뜯은 삼겹살은 보관에 더 신경써야 한다. 이러한 이점 덕분에 서양의 아침 식사 메뉴가 되었다.


베이컨도 베이컨 나름의 장점 덕분에 치열한 음식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아침에 베이컨을 먹으나 삼겹살을 먹으나 더부룩한 건 매한가지 아닌가? 토종 한국인인 나는 베이컨보다 삼겹살이 더 좋다.


그 돈이면 삼겹살을...



매거진의 이전글 프렌치 토스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