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을 만들어 먹은 지 어느새 만 3년이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요리를 했고, 수많은 식재료를 만났다. 고기, 생선, 채소 등 다른 재료들은 다 손이 갔지만, 유독 닭고기만큼은 쉽사리 손댈 수 없었다. 식생활의 질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 손이 안 가는 닭고기에 좋은 기억을 덧대어 보았다.
나는 일본 여행을 좋아한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기 전까진 성인이 되고 나서 1~2년에 한 번 정도는 꼭 다녀왔다. 일본 여행을 다니며 맛있는 닭 요리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그 추억을 덧입혀보았다. 손이 잘 안 가는 닭고기를 일본식으로 만들어보면 잘 먹지 않을까?
집 앞 마트에서 닭다리살 정육을 구매한 뒤, 네모나게 썬다. 닭 껍질을 팬 바닥에 놓고 중불에 구운 뒤, 색이 살짝 변하면 채썬 양파와 함께 데운다. 양파가 노래질 때 가쓰오부시 소스, 설탕, 물, 달걀 1개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팬의 내용물을 밥 위에 얹으면 오야꼬동이 만들어진다. 정식 레시피는 아니지만, 유튜브에 있는 간단한 요리법으로 완성했다. 가쓰오부시 장국이 생각보다 달아서 설탕의 양을 좀 줄여야 하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닭고기 요리도 익혔으니 이제 마트에서 닭을 사 먹을 것 같다.
밥상을 찍고 나서 인터넷을 둘러보다 '일본 자취생들의 집밥 마지노선은 오야꼬동, 카츠동 같은 한 그릇 덮밥이다.'란 글을 읽었다. 이 요리가 그만큼 쉽고 간단하므로 그런 말을 한 것 같은데, 같은 자취생으로서 마음이 갔다. 어려워 보이는 식재료에 공감 가는 이야기를 얹은 것도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