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15. 도망치려다 버텨서 받은 다섯 번째 학력

by 빛새

2021년 2월, 나는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2년 간의 공부를 마치고 드디어 졸업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수업을 하느라 졸업식에도 썰렁할 줄 알았는데, 평소와 달리 매우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적잖이 놀랐다.


학과사무실에서 학위 가운을 빌리고 학위증명서를 받았다. 카메라 배터리를 들고 오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학교 여기저기에서 인증샷을 찍으면서 졸업한 기분을 만끽하였다. 해외에 나가신 부모님 대신 이모가 대신 와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졸업하니 기분이 좋았다.


도망치는 마음으로 석사 공부를 시작했지만, 더 도망치지 않아서 이 학위를 받았으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오롯이 나의 학력이 되었으니까 그걸로 만족했다. '나도 또 해냈구나. 또 한 걸음 더 내딛었구나.' 위로하며 자축하였다.




쉬워 보이는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했던 대학원생 생활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도망치는 시간을 되돌리면서 '석사 학위'라는 전리품을 덤으로 얻었지만, 2년 반 동안 미뤄왔던 선택의 갈림길로 돌아가게 되었다. 다시 돌아온 원점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Cover : Photo by McElspeth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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