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끼니 - 3
우리는 반찬이 없을 때, 반찬을 하기 귀찮을 때 달걀프라이를 만든다. 식용유, 팬, 불, 달걀만 있으면 되고, 3-5분 만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지만 맛있으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다. 이렇게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바꿔 말하면 가짓수가 부족하면 언제든 때울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사실 이번 밥상을 차릴 때 달걀프라이를 만든 건, 원래 준비했던 메뉴가 하나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달걀노른자의 뻑뻑한 식감과 비릿한 향 때문에 자주 먹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 만들 요리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튜브에서 달걀 프라이 요리법을 보고 만들었다. 서니 사이드 업을 그날 처음 만들었지만, 다행히 두 번 만에 성공해서 큰 지연 없이 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
한 달 반 뒤, 그때 만든 반찬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되었다. 하지만 달걀프라이 글을 쓸 때도 업로드 당일까지 단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평소에는 수요일에 쓰기 시작해서 목요일에 글을 마무리하지만, 이번 주에는 여러 일들을 처리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펑크가 나게 되다니.
뭘 써야 하나, 뭘 써야 하나 고민하다가, 지금 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기로 결심했다. 전전긍긍하다가 한 주를 헛되이 보낼 바에야, 지금의 상황을 그냥 부딪쳐 보았다. 한 가지 반찬이 부족했을 때 임기응변으로 달걀프라이를 만든 것처럼, 한 주의 글이 부족할 때는 날것의 상황을 그대로 기술해보았다. 모든 일이 딱딱 맞춰진 대로 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오늘도 배웠다.
삼구 삼진도, 맞춰 잡는 것도, 다 같은 원 아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