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끼니 - 1
나 홀로 자취 하던 시절, 오랜만에 형이 집에 왔을 때 있었던 일이었다. 나는 몇 년 동안 홀로 미국 생활을 했던 형을 위해 아주 간단한 한식 가정식을 차려주었다.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홀로 집밥을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하여 식사를 만들었다.
1주일 동안 나의 밥을 묵묵히 먹어주던 형. 그날 저녁 밥상에서 나에게 집밥 상차림에 대해 조언을 해 주었다.
"빛새야, 할 말이 있다."
"뭔데?"
"니가 차려주는 밥상 잘 먹었다."
"고맙다."
"근데, 밥상에 단백질이 없어서 아쉽다."
"?!"
"사람은 고기도 먹어야지. 풀만 먹으니까 심심하다. 밥하고 달걀, 된장국, 간단한 반찬만 먹으니까 배가 빨리 꺼진다."
분명 가볍게 웃으면서 나눈 대화였지만, 웃음 속에 들어있는 뼈 있는 한마디를 들었을 때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처음에는 집밥을 열심히 만들어 보려 노력했지만, 식사를 만드는 시간이 귀찮아 밥에 반찬 한둘, 국 하나만 만들어 먹고 살았다. 게다가 잔소리하는 어머니가 없으니 좋아하는 음식들만 마구 만들어 먹게 되었고, 그 때문에 탄수화물과 약간의 채소 위주의 식단만 줄곧 먹었다. 부엌일을 자주 하기 싫었던 알량한 게으름과 좋아하는 것만 마구 만들었던 편식 습관을 형 앞에서 1주일 동안 가감 없이 선보였으니 잔소리를 들을 만도 했었다.
다음 날 저녁, 어떻게 밥상을 차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나를 위해 형이 직접 식사를 만들어주었다. 집에 있는 밥과 김치 그리고 부챗살 스테이크였다. 탄수화물과 채소만 있었던 나의 밥상에 비하면 단출했지만, 밤에 야식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속이 든든했다. 반찬을 많이 차리지 않더라도 균형 잡힌 밥상을 차리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걸 깨달았고, 그 후부터는 나의 밥상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
형이 나의 밥상을 보고 금방 화를 냈다면 나는 그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였을까? 형이 일주일 동안 나의 식사를 묵묵히 먹어주었기 때문에, 웃음 속에 솔직함이 담긴 그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진심 어린 태도가 없다면 최고의 전문가가 제시하는 억만금의 컨설팅도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진심이 담긴 한 마디 말은 사자도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