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에 여러분은 무엇을 하며 지냈는가? 대부분 고향 집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기도 했고, 경치 좋은 곳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놀러 가기도 했을 것이다.
나는 작년 추석과 마찬가지로, 올 설도 멀리 나가지 않았다. 연휴 첫날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과 잠깐 만난 걸 빼곤 쭉 집에 있었다. 지난달에 있었던 두 번의 결혼식 자리에서 가족들을 미리 만났지만, 막상 명절에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먹먹함이 올라왔다.
자가용으로 이십 분 걸리는 외갓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밥을 먹고, 담소를 나누고, 인사를 하는 건 이제 먼일이 되었다. 사촌들이 하나둘 결혼하면서 새 가정을 이루었고, 그러면서 명절의 중심축이 조부모님 세대에서 부모님 세대로 자연스레 바뀌었다.
어머니께서 해 두신 산적을 보니 명절의 좋은 추억이 다시 떠올랐다. 짧은 만남이 끝나면 맛있는 전을 바리바리 싸 들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제는 그게 어렵게 되었으니 산적으로 대리만족할 수밖에. 새로운 명절에 익숙해지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유난히 추웠던 이번 연휴처럼, 그 때 내 마음은 정말 싸늘했다.
여덟 번째 끼니 - 비빔밥, 된잔찌개, 호박무침, 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