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때는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비즈니스도 조직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모두의 커리어가 위로 위로 올라가는게 당연하던 시절. 하지만 아마도.. 그 시절의 끝물은 N86세대에서 마무리가 된 것 같고,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으 그 반대의 경우를 경험하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고)
여튼 이러한 시대를 타고난 것이 우리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이 시대를 살아나가야 하는 것 역시 우리의 몫이므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나의 커리어를 만들어갈 것인가는 모두의 숙제이자 난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 팀장 또는 직책자 레벨을 앞둔 시점부터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이 커진다 (큰 조직이면 더더욱 그러하다) 팀장 다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 모두가 다는 것 같은 그 팀장 달기가 참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직책자가 된다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1. 직책자가 되는건 반 이상이 운이다
팀 내에서 어느 정도 시니어 레벨이 되고, 본인보다 조금 연차가 높은 사람들이 팀장 자리에 있게되면, 나의 다음 레벨은 팀장이 되겠구나...라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물론 조직마다 팀장의 연차는 상이하다)
특히, 실력이 좋다고 알려진 팀원이라면 팀 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없어서는 안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경우는 더더욱 다음 레벨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실력 좋고, 성과 좋은 사람이 여전히 팀원으로 머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팀장이라는 직책을 부여받는게 늦어지면, 이에 따라 승진(직책이 아닌 직급으로서 승진) 역시 자연스레 늦어지게 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높은 확률로 그 사유는 그냥 "운"일 확률이 높다.
팀장 그리고 직책자의 자리란, 그 이전에 경험했던 승진과는 조금 달라서... 개인의 실력과 성과만으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이 자리는 "자리가 있어야" 가능하다.
쉽게 말해, 너무 비즈니스가 잘 되어서 새로운 자리가 생기거나, 그 전 사람이 빠져나가야 그 자리는 생긴다.
그래서, 아무리 내가 뛰어나고,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팀장으로 준비가 되어있다고 해도 자리가 없으면 주어지지 않는 포지션이 직책자 자리인 것이기에, 누군가 빨리 팀장이 되었다거나, 늦게 되는 것이 꼭 실력의 이슈가 아니라 타이밍이 이슈인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물론 다른 조직에서 직책자로 승진하면 되는게 아니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직책자를 맡기는 것은 개인 뿐만 아니라 조직의 입장에서도 매우 리스키한 일이기 때문에 그 확률은 더더욱 낮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직책자 이직시 이전 직책자로서 경험을 꼼꼼히 살펴본다)
2. 운이 반 이상이면, 그럼 일개 팀원은 뭘 할 수 있는거죠?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해도 타이밍이, 운이 안맞아서 안되는 경우에 놓여있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그냥 넋놓고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물론 그건 아니다.
결국 팀장이고 직책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경쟁이어서 내가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성과, 더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데 애를 쓴다.
물론 중요하다 성과... 하지만, 팀장으로서 준비가 되었구나를 볼 때 과연 성과가 전부일까?
팀장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팀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인가. 팀으로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인가..이다.
물론 아직 팀을 이끌 기회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 팀을 끌어가는 능력을 요구하는게 무리한 요구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시니어 레벨의 팀원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후배 양성을 통해 팀장의 자질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더 잘 할 수 있도록 리더십 역량을 개발하고, 주변 선배들의 장점을 캐치하고, 이를 상사나 조직에게도 적극적으로 어필함으로서 내가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아래 내용은 이미 (아마도) 시니어 팀원이라면 하는 역할이겠지만 좀 더 세분화해서 리더십 역할을 볼 수 있겠다.
1) 팀을 리딩하는 역할
여기서 팀은 꼭 사내 공식 조직으로서 팀일 필요가 없다. 프로젝트 팀일 수도 있고, 비공식적으로 구분된 팀 하위 조직(파트, 셀 등등 다양하게 불리우는)을 리딩하는 모습이다.
작은 조직, 비공식적 팀 안에서라도 업무에 대한 방향성을 수립하고, 조직원에게 가이드를 제시하고, 이해관계자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직장으로 성장한다.
만일 이런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를 꾸리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함으로서 이러한 역량을 쌓고, 주변인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2) 후배 양성 및 팀내 심리적인 기둥 같은 역할
업무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에 대한 케어와 관리이다. 결국 직책자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업무가 굴러가게 하고, 좋은 성과를 내게끔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좋은 순간에 좋은 에너지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어려운 순간에는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그렇기에 팀원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고, 좀 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될 수 있도록 충분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코칭하는 역량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역량 뿐안 아니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잘 유지되도록 심리적 서포터로서 역할도 중요하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조직 내 중간자, 흔히들 허리라고 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수행하고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단순히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특히, 위로와 힘이되는 피드백 뿐만 아니라 쓴 약과 같은 피드백을 잘 전달함으로서 팀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코칭은 많은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어떻게 잘못된 부분을 잘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 변화에 대한 기대수준을 맞춰나가는 활동이 모두 하루아침에 가능한 활동은 아니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해 나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3) 팀장과 팀의 비즈니스나 실적, 조직에 대한 고민을 논의할 수 있는 사람
결국 팀장은 팀을 대표하는 자이다. 팀의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제로 일이 잘 굴러가도록 크고 작은 이슈들을 해결해야한다. 전사 비즈니스 방향성에 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서 팀이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증명해내는 것이 직책자의 역할일 것이다.
이렇게 개인이 아닌 직책자로서 비즈니스를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업무와 업무간 관계, 즉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느냐이다. 하나의 방향 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조직 내 수많은 업무가 어떻게 연결이 되어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상충되는지를 이해하고,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리드하는 것이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시작은 내가 하고 있는 업무, 팀 내 업무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팀 내 다양한 구성원이 어떤 역할을 하고, 각자의 업무가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고, 이 안에서 비효율이나 비즈니스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아서 팀장과 함께 논의하는 것. 이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해결방안과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하나씩 진척시켜 나가며 팀장의 좋은 비즈니스 논의 대상이 된다면, 좋은 직책자로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누군가 직책자로 성장한다는 것은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같다고도 했다.
직책자가 된다는 것은 나혼자 잘 할수만은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타인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수용하고 설득하고 함께 해나가는지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며, 이 과정을 좀 더 의연하게 헤쳐나가기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두가 흔들려도 나만은 배의 키를 잡아야 하는 선장과 같은 순간들도 종종 찾아온다.
이런 책임과 부담을 견디어 내는 것 역시 훈련과 연습으로 이겨낼 수 있는 것이기에,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수많은 활동을 좀 더 유의미하게 함으로서 보다 나은 리더로 성장해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