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지혜

기다리기만 하는 건 인내가 아니다,

by 빛솔

인내의 상징이 있다면 씨앗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씨앗은 땅에 묻혀 오랜 시간 동안 발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 몸뚱이 하나 가지고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내이고,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는 과정은 인내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살아가면서 인내가 필요한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바라고 원하는 결과가 있다면 더욱이 인내의 시간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작은 일은 작은 시간이, 큰 일은 그만큼 큰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과를 위한 기다림의 시간만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참기 힘든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요.


참는 것만이 답일까?


계속 밥통 뚜껑을 열어서 평생 밥을 못 지을 동물이 원숭이라는 말도 있듯이 호기심이든 지쳐서든 인내의 과정을 견디지 못한다면 사소한 한 가지의 일도 이루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참고 기다리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일까요?

당연히 무작정 참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짧게나마 <인내의 지혜>에 대해 소개합니다.

밥 짓는 동안 밥통만 쳐다보는 것은 인내도 아니고 지혜도 아닙니다. 밥이 다 될 때까지 밥통만 보다가 밥이 다 되면 그제야 부식과 상차림을 시작한다면 기다리며 놀린 시간이 아깝습니다. 밥이 될 동안 반찬도 준비하고 테이블도 세팅해 놓는 것 인내의 지혜입니다.


감나무를 수십 그루 심었다면 키우는 동안 가만히 열매 맺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물도 주고 약도 쳐주고 비료도 면 깨끗하고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듯이 과정가운데 할 것을 하며 다가오는 때를 준비하는 것이 인내의 지혜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했나요?

우리는 먹고사는 것에 대한 기다림과 인내에는 익숙합니다. 다만 인간관계와 현재 받고 있는 스트레스에 그 인내의 지혜를 적용시키지 못할 때가 많을 뿐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치인데 때로 우리는 인내가 필요한 일들이 닥쳐오면 힘들어하고 멈춰버립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왜 이렇게 힘들지? 반문하며 낙심하기도 합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화가 나서 하던 것도 내던지고 뭐 하나 하는 것조차 기분 나빠하면서 상대가 먼저 풀거나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그저 기다립니다. 왜 그럴까요?

목적, 즉 인내의 결과를 모르거나 잊기 때문입니다.


<인내의 지혜>는 인내의 시간을 모조리 인내의 목적을 잘 이루는데 쓰는 것입니다.


밥을 하는 것이 맛있게 잘 먹고 건강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목적을 위해 밥이 되길 기다리는 동안 더 맛있게 먹고 더 건강하도록 다른 맛과 영양소를 채워줄 반찬들을 준비하면 됩니다. 몸이 달달 떨리면서도 무거운 바벨을 드는 이유는 만들고 싶은 몸의 형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땀을 흘리며 2~3시간씩 뛰는 이유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목적이 뚜렷하면 참아야 되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인내의 시간은 목적을 위해 쓰는 것입니다.

누가 나를 화나게 했다면
푸는 것이 목적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왔다면
낙심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적으로든 가치적으로든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적입니다.
몸이 아파서 견뎌내야 한다면
건강해지는 게 목적입니다.

인내의 목적이 불확실할 때 그리고 인내의 목적을 잊었을 때, 참기도 어렵고 왜 참아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참고 견뎌내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나는 왜 참았는가 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또, 어떤 인내는 참을수록 독이 되는 인내도 있습니다. 참으면 될 거야라는 막연함과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지출을 참다 보니 인내가 체질이 되어 병원에 안 가서 큰 병을 얻거나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참길 잘했다는 결과로 돌아오는 인내가 좋은 인내입니다.


인내의 목적에 따라 참을지 말지도 분별하게 됩니다. 그냥 참아라. 참는 게 답이다.라는 무작정 인내하면 좋아질 거라는 말은 더 이상 이 세대에게 답이 되지 못합니다. 각종 뉴스에 참지 못해 벌어지는 상식밖의 참사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인내라는 덕목을 다시 돌아보고 진정한 인내를 위해 인내의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목적을 위한 또 다른 기회의 시간들로 쓰면서, 내가 참고 견디는 이유인 인내의 목적을 분명하게 깨닫는 것이 인내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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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사람을 빚어내기 위해
때때로 그들을 녹이기도 합니다.
인내해야 자신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이루는 힘이 강해집니다. 인내의 지혜를 가지고 참아낼 것을 참아내면 반드시 결과가 따르는데 가장 큰 보상은 바로 만들어진 자신입니다. 만들어진 자신으로 살아갈 때 화도 피해 가고, 만들면서 참았던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뜻밖의 기쁨과 감사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것이 인내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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