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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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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Apr 22. 2023

4월 21일 (금) 감사일기

1. 브런치에 올리는 글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자주 올리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니 나의 브런치 공간이 조금은 더 편해진다. 요즘 작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일단 뭐라도 써보자는 마음으로 한 줄 두 줄 쓰게 되면 그 안에서 어떤 글이라도 나오게 된다. 자기 계발에 대한 영상을 자주 보는데, 어떤 영상에서 매일 조금이라도 한 훈련은 열정을 식지 않게 한다고 했다. 나 또한 이렇게 저렇게 쓰는 작은 글들이 내 열정을 유지시켜 준다. 세상에 태어나 열정을 유지시키고 싶은 분야가 꾸준히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여전히 글쓰기에 대해 뜨거움을 가지고 있고, 그 뜨거움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뜨거움에 감사하다.     


2. 요즘 작은 낙이 있다면 가끔씩 밤 늦게 시간이 생길 때 보는 닥터 차정숙이라는 드라마이다. 엄청 재밌는 내용은 아니고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주인공 엄정화의 밝음과 씩씩함이 좋아서 자꾸만 보게 된다. 좋아하는 드라마가 생겨서 감사하다.      


3. 금요일의 시간은 왠지 느릿느릿 흘러가는 것만 같다. 주말에는 아무도 내게 업무 연락을 안한다는 게 어찌나 기쁜 일인지. 평일에 치열하게 살수록 주말은 더욱 달콤한 것 같다. 비록 내 평일은 분 단위를 쪼개야지만 살아낼 수 있는 스케줄로 가득 차있지만, 그렇기에 주말의 한 시간 한 시간이 달콤하고 소중하다. 확연히 다른 온도의 시간을 보낸다. 내게 직장이 있고, 그 직장으로 인해 평일과 주말의 구분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휴직일 때 쉴 수 있는 건 좋았지만, 평일과 주말의 구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무엇이든 단점만 있는 것들은 없다. 직장이 있어 주말이 더욱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4.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을 예매했는데, 도서관에서 찾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천천히 밤 공기를 마시며 걸어갔다. 책을 찾고 돌아오는 길이 참 여유있었다. 또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게 되겠지만, 작년에는 도서관 갈 여유가 없어 제대로 책을 빌린 적도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잠깐의 여유가 꿈 같다. 교무 2년차. 발전된 게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여전히 햇병아리 교무인 것만 같은데, 그래도 조금은 발전했나보다. 도서관에 다녀올 시간이 있는 것이 감사하다.      


5. 원래부터 데드라인까지는 잘 움직이지 않는 게으른 성격, 이번 주 쉴새 없이 이어지던 출장, 저녁마다 이어지는 육아. 삼박자가 어우러져 오늘 나가야 하는 중요한 계획서를 전혀 완성하지 못한 채로 오늘을 맞았다. 아침에 너무 마음이 무거워서 우울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 수업 다 마친 뒤 두 시간 정도 미친 듯이 타자를 두드리며 매진했다. 어차피 계획서라 안의 내용의 퀄리티는 그다지 상관없었지만, 처음 나가보는 분야의 연구대회라 참고할 자료가 없는 게 문제였다. 미친 듯이 생각하고, 쉬지 않고 키보드를 치며 2시간의 치열한 시간을 보냈고, 계획서를 무사히 제출했다. 작년에 보고서 실패의 고배를 마신 뒤 다시 일어날 용기가 없었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꾸준히 도전하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계획서를 냈다. 나는 나의 이런 점을 참 사랑한다. 좌절하지 않고 끊임 없이 덤벼보는 것. 바로 이러한 점이 지금까지 여러 크고 작은 성공을 만들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성공은 내가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도전 사이에서 생기는 선물 같은 것이니까. 일단 여러 차례의 도전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올해도 도전을 한다. 넘어진 채 엎드려 있지 않고 일어서서 달리기 시작하는 내 모습이 대견하다.      


6. 올 한 해의 1분기를 겨우 지났을 뿐이지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고르라면 새벽이 되도록 교육과정을 써서 완성한 순간이다. 완전히 마친 순간 내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차올랐다. 나는 주변의 평가보다 바로 내 스스로에게 느끼는 이러한 감정들이 그 다음 발걸음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믿음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내가 될 수 있으니까. 교육과정을 짜볼 수 있어 감사하다. 그리고 교육과정이란 힘든 산을 끝까지 정복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 감사하다. 교사로서 학교교육과정을 작성해보는 경험은 참 소중한 것이었다.     

 

7. 저녁에 산책을 하다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긴 얘기를 나누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내 안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는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엄마의 일을 겪고 나서 내 곁의 모두가 언제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내 곁에서 나를 믿어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고, 전화를 하고, 카톡을 하여 친구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내가 되자.    


8. 작약의 시간이다.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작약인데 요즘 점점 꽃가게에 작약이 나온다. 꽃만 보고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작약이 있어 감사하다. 얇은 줄기에 함지박만한 꽃을 달고 있는 작약을 보면 힘겨워도 환하게 꽃피우는 삶을 살자고 다짐해본다. 작약같이 밝고 화사한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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