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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Dec 19. 2023

어느덧 5년차 점주

시간이 흘러 어느덧 5년 차 점주가 됐다. 트레이너 일을 잘하다가 갑자기 편의점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의아해했다. "갑자기 웬 편의점?" 편의점 알바도 안 해본 내가 잘하던 일을 그만두고 갑자기 편의점을 하다니...

당시에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생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31살에 시작한 편의점. 그때는 그냥 인생에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였다. 뭘 해도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카운터에 서서 첫 손님을 맞이하던 그날, 자신감은커녕 뭐가 그리 부끄러웠던지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본사 가맹교육 때는 다른 예비점주님들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는데, 막상 진짜 현실과 마주하니 실수투성이 그 자체였다. 오픈 초기 주위에서 모두 말렸지만 내가 다 하겠다고 하루 17시간을 근무하며 한 달 만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힘들었던 시간들, 나름 즐거웠던 시간들이 합쳐져 이렇게 글까지 쓸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편의점을 하면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횟집을 21년째 운영해오고 계신 부모님. '어떻게 21년을 하셨을까?', '21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몇 주 동안 브런치에 글을 기고하면서 편의점을 운영했던 5년이란 시간을 되돌아봤다. 내가 게으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돌이켜 보니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전국에 5만 개가 넘는 편의점이 있다.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계속 발버둥 쳐야 된다.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쉬운 사업이란 없겠지만, 편의점... 쉽지 않다. 그래도 이왕 시작했다면 뭐라도 해보자. 정답은 없다.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분명 그 안에 길이 있다. 이건 앞으로 갈 갈이 먼 나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다. 꼭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길 바란다. 그러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편의점 점주님들을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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