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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Mar 11. 2024

봄의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봄이 오는 건 좋은데  봄이 올때 같이 따라 오는 무지막지한 불청객이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이다.

일본의 꽃가루 알레르기는 무척 심하다.

약을 먹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한다.

증상은 대체적으로 눈물, 눈따갑고 가려움, 콧물, 재채기가 가장 일반적인데

나는 여기에 더해 귀가 가렵고 먹먹, 목구멍 가려움과 따가움이 추가된다.

약을 안먹고 버티는 것은 고문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눈코귀에 고춧가루와 후춧가루를  뿌리는 고문.

눈 주위가 쪼굴쪼글 해지고 눈알에 핏발이 서는데, 따가우면서도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다. 눈 주위를 긁다보면 더 빨개지고 또 다른 아픔이 온다

눈꼽이 지고 눈물은 시도때도 없이 줄줄 흐른다.


코는 또 어쩌랴

코는 꽉 막혀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데 그 와중에 콧물은 줄줄 나온다.

감기걸려서 나오는 콧물은 그래도 좀 점성이라도 있어 코안에서 잠시 머물러 주기라도 하지, 이 콧물은 말 그대로 코에서 흐르는 물이다. 그냥 물처럼 주루룩 떨어지니 황당하다.

옛날 속담에 '다된밥에 코 빠뜨린다'는 말이 있는데, 충분히 빠뜨리고도 남을 정도다.

그래서 아예 코에 휴지를 막고 있는게 편하다.

이쯤되면  아예 가방속에 곽티슈와 코푼 휴지를 넣을 비닐 봉지까지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도 그중 한명이다. 작은 휴대용 휴지로는 감당이 안된다.


점점 갈수록 증상이 심해 지는 것 같다.

귀속까지 간지럽고 목구멍도 간지럽고 따가워서 아주 불편하다.

재채기도 심하게 나올때는 아주 괴롭다.

때로는 입을 열지 않고 재채기를 마무리하는 기술도 터득했다.

그래도 마스크속이 콧물과 침으로 범벅이 되니 마스크 여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외국인이 처음에 와서 바로 생기진 않는다.

평균 5년이라는데 신기하게도 나도 그렇고, 내친구들도 그렇고 대체로 그정도면 약을 먹기 시작한다.

약은 병원에 가서 의사얼굴 한번 보고 처방받는데 먹는 알약, 눈에 넣는 약, 코속에넣고 흡입하는 스프레이다.

간혹 일본인인데도 알레르기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사람들은 정말 엄청난 행운과 특혜를 받았다고 할수 있다.


난 이해가 안된다.

이렇게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왜 나무를 베지 않는 걸까.

딴 나무를 심으면 안되는 건가.

진정 국민을 위하는 생각이 있는거니?


아마 알레르기로 인해 이익을 보는 거대한 집단의 힘이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국민이 약을 안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경제의 한축이 흔들거릴 정도로 큰 타격이 올것이다.

그들에게는 봄이 대목이다. 한철 장사처럼 해마다 오는 이 때는 명절과 같다.

그래서 나는 약을 안먹고 참으려고 시도해봤지만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서 분해서 맘속으로 외친다.


'이놈들아!  꽃가루를 없애는 대책을 세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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