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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Mar 14. 2024

<작은일터 이야기> - 다국적 동료들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오늘 오전에 일하는데 또 새로운 동료를 만났다.

젊은 여자애였다.

예전에도 잠깐 얼굴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거의 교대 시간이었기 때문에 같이 말 섞은 일도 없었다.

왠지 외모로 보면 외국인 인 것 같은데 중국이나

동남아의 분위기는 아니다.


오늘은 월요일인데 왠지 평상시보다 한가하다.

게다가 그 친구가 자기 시간보다 좀 일찍 오는 바람에 나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여유 있게 일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누구인가. 아줌마 아닌가. 한가하기도 하고

말이다. 내쪽에서 먼저 국적을 물었다.


여자애의 대답은 예상외였다.

" 몽골이요"

(와, 새롭네)


" 말 잘 타요? "

"네? "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는 듯하다.


" 말이요, 승마."

" 아.. 잘 못 타요"


" 몽골 사람들, 말 잘 타지 않아요?"

" 음..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이 잘 타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별로..."


아! 그러네. 넓은 초원에서 유목하며 가축을 기르며 사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바보스런 질문이었네 크흐.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학생이에요?

"네"


" 무슨 공부해요?

" 경제요. 전문학교예요"


" 아. 그래요, 공부해서 뭐 하고 싶어요?"

" 취직하고 싶어요. 근데 자신이 없어요"

" 왜요. 젊은데.. 잘 배우고 익숙해지면 다 할 수 있죠"


" 일본 온 지는 얼마나 됐어요?"

" 3년 됐어요"


" 근데 일본말을 잘하네요?"

"처음에 일 년 정도 어학당 다녔어요"


오늘의 호구 조사는 이상이다.

이 작은 일터의 묘미 중의 하나는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역시 중국사람이 가장 많고, 동남아 사람도 있다.


일본 대학생들도 있다.

말이 없이 바지락 거리며 일을 하는 여자애도 선생님이 되는 교대의 대학생이란다.

법을 공부하러 일본 대학원에 유학온 중국 남학생도 있었다.


또 1월쯤에 새로운 신참이 들어왔는데, 머리를 염색하고, 귀걸이를 한 얼굴에 여드름이 난 남자애였다.

내가 일을 할 때 면접을 보러 왔다고 해서 안내를 해줬는데, 일주일 정도 후에 만나보니 금방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2개월 정도 후에 보니 키친에서 오므라이스를 만들고 있다.


주방 담당 중국인 동료가 '일을 정말 빨리 배워,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는데.."라며 엄청나게 칭찬을 했다.

나중에 그 친구가 없을 때 하는 말이  "그 친구는

 와세다 대학 교육학 전공이야. 교육 쪽은 와세다가 유명해. 3월 한 달은 필리핀에 어학연수 갔다 온대.  엄청 똑똑해. 그러니까 일도 엄청 빨리 배우지.

호호호"


나도 재밌어서 같이 하하하 웃다가 속으로 생각했다.

'좋겠다. 젊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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