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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Mar 18. 2024

<작은일터 이야기> - 햇살 같은 야마다 상




아침에 주로 같은 시간대에 일하는 중국인 여자 동료.

이름은 야마다 상이다.

키가 크고 목소리의 톤이 높고 또렷하고 카랑카랑 하면서도 왠지 애교가 섞여있다.

뭔가 부탁을 하면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다.

남편이 참 귀여워하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마다 상은 여기에서 일한지 6년정도 되었는데  거의 베테랑 1군에 속하는 사람이다.  가게일에 대해서는 모르는게 거의 없고 준 관리자 같은 느낌이다.


오전에 가끔 둘만 있을 때는 아이에 대한 얘기를 잠깐 나누곤 한다.

느긋하게 이야기 할 새는 없으니 속사포로 쏟아낸다

아이가 영어가 특기라며 이제 소학교 2학년인데 영어가 고등학교 레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어를 너무 못한다고..

그럴리가 있나. 애는 일본사람이잖아. 성이 야마다인걸 보면 아빠도 일본 사람이고..

내가 물었다.


"왜? 집에서 중국말로 말해?

" 아니. 내가 중국말로 말해도 애는 일본말로 대답해"


" 아빠랑 일본말로 말하지 않아?


"......  우리 남편이 병으로 일찍 죽었어."


헉! 이런..

예상치도 못한 대답에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위로할수도 없고..


세상 밝고 애교가 많아서 남편이 좋아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30대후반, 40초반이나 됐을까? 그럼 애를 혼자 벌어서 먹이고 가르친다는 얘기네.

엄마가 똑똑한 사람이라서 다행이지 싶다.

아직 애가 8살밖에 안됐는데.. 너무 일찍 사별을 했다.

그래도 이 젊은 엄마는 지금은 애를 가르치고 키우는데 여념이 없는 것 같다.


할말을 잃은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여운이 길게 남는 반전이었다.


다른 동료가 출근해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둘이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지 야마다 상의  쾌활한 말소리와 굴러가는 듯한 명랑한 웃음소리가  홀을 지나 내 귀에까지

날아 들어왔다.

웃음소리만 들어도 이렇게 미소가  지어지다니. . .

야마다상은 본인이 알지 모르겠지만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능력자이다.



(사진 -우리 동네 우동집에서 파는 오야꼬동 : 글 내용과 관계없음 주의!)


# 오야꼬동이란. 간장소스를 넣고 닭고기와 야채를 볶다가 계란 푼것을 둘러  촉촉하게 밥위에 얹어먹는 덮밥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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