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대상, 목적, 상황, 트렌드 등 다양한 요소를 기준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중 하나의 분류가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입니다.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못 들어보신 분들을 위해 하나씩 설명해 보겠습니다.
"비지님! 이번 프로젝트가 일정에 맞춰 완료만 되어도 대기업 3곳 정도와 거래가 성사될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기한 내에 잘 끝내주시면 내년 연봉 1500만원 인상시켜 드리겠습니다."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은 1985년 Bernard M. Bass의 연구에서 제시되었으며 말 그대로 리더가 구성원에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거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리더는 구성원과 협상을 할 수도 있으며 긍정적인 인센티브와 부정적인 인센티브, 즉 상과 벌을 함께 사용합니다.
"비지님!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목표하는 것에 근접하는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여기까지 저와 함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비지님 덕분에 다음 목표를 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은 1978년 James MacGregor Burns에 의해서 제안되었고 1985년 Bernard M. Bass가 이를 보다 더 발전시켜 발표하였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은 리더가 조직의 비전, 가치 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구성원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같은 선상에 위치시킬 수 있도록 촉진합니다. 그리고 동기부여와 참여를 통해 성과를 내고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 및 자아실현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개인적으로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은 반대되고 배척하는 관계라기보다 상황에 맞게 상호 보완되어야 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더 비중이 있냐의 차이이지 무 자르듯 나뉘는 것도 아니고 현실에서는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구성원에게 리더십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잘 가지고 노실 줄 알아야 합니다.
“둘 다 잘하면 좋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잖아요? 그러지 말고 두 가지 중 좀 더 중요한 것은 뭔가요?”
위와 같이 질문하시는 스타트업 대표님이 있다면 저는 조심스럽게 변혁적 리더십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뷰카(VUCA)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1987년 미 육군참모대학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함(Ambiguity)이 큰 환경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뷰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멘탈잡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적 리더십 보다 변혁적 리더십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1980년대 기업 환경에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것이 변혁적 리더십입니다. 거래적 리더십은 그 특성상 단기 목표에 좀 더 집중하고 있고 거래가 성립되기 위해 리더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창의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은 장기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하는 등 급변하는 세상에 좀 더 적합한 부분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손실에 더 민감한 인간의 특성 때문입니다. 인간은 손실회피성향(Loss Aversion)을 가지고 있다고 행동경제학에서는 말합니다. 즉 이득을 얻는 것보다 손해를 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더 크다는 것입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마케팅의 요소 중 가격은 일반적으로 할인했을 때 고객이 유입되는 양보다 인상했을 때 이탈되는 고객의 양이 더 많습니다. 앞서 말한 손실회피성향 때문입니다. 주변에 찾아보면 유사한 예시는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거래적 리더십 관점에서 구성원에게 그동안 많은 대가를 지불한 스타트업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 스타트업이 특정 이슈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구성원에게 약속한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구성원들이 그동안 받은 것이 있으니 이번은 이해하고 넘어갈까요? 아닙니다. 당장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손실에 의미 부여하면서 조직이 원하지 않는 태도와 행동을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즉 인간은 손실회피성향이 있기 때문에 거래적 리더십은 다소 한계가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스타트업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MZ세대의 '3요'라는 말을 들어보신 대표님들 계실 것입니다. MZ세대에게 업무지시를 하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물어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주변에 친한 대기업 리더들에게 MZ세대 부하직원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상했습니다. 제가 만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MZ세대분들은 조금 달랐거든요. 스타트업 코칭을 하면 주로 대표님들을 뵙습니다만 간혹 실무자분들을 뵙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MZ세대라고 불리는 연령대의 분들이었는데 소속 스타트업 대표님과 특수관계인 또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실제로 대표님과의 관계를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그분들께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조금씩 다른 이유를 말씀하셨지만 공통적인 메시지는 업무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당장 보상은 부족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고 자신이 성장하면 나중에 다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도 가지고 계셨습니다. 거래의 관점에서 직장을 구한다면 스타트업 외에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 많은 선택지를 두고 스타트업을 선택한 구성원은 무엇인가 다른 가치를 기대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구성원에게 거래적 리더십의 접근은 잘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의 관점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세 가지 이유로 저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거래적 리더십보다 변혁적 리더십에 좀 더 비중을 두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거래적 리더십은 나쁘고 변혁적 리더십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디에 더 비중을 두면 좋을까에 대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상황에 맞게 둘 다 잘 활용하시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저는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미치고자 할 때 변혁적 리더십을 추구했습니다. 기승전 변혁적 리더십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조직에 다른 리더는 거래적 관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건방지게도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올바르지 못한 방법, 더 솔직하게 질이 낮은 접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저는 실패했고 거래적 리더십을 발휘하던 리더는 성공했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그 조직을 뛰쳐나왔기 때문에 그 끝은 알 수 없지만 확실히 제가 함께 있었을 때는 그 리더가 승리자였습니다.(제가 변혁적 리더십을 흉내 내는 수준이 아니었고 제대로 방법을 알고 발휘했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스타트업 대표님! 상황에 맞게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을 둘 다 가지고 놀 줄 아셔야 합니다. 연습하면 다 잘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