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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지 Nov 29. 2023

질문하기 전에 준비하시죠?

스타트업의 리더는 질문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미나에서 발표자가 발표를 마치면 보통 Q&A 시간이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 발표 내용만큼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다른 청중이 발표자에게 하는 질문으로부터 얻는 것이 꽤 쏠쏠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물어볼까 말까 망설였던 질문을 대신해 줄 때도 있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드물게 듣기에 불편한 질문이 귓가에 들리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질문자가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발표자를 망신 주고 한술 더 떠서 자신이 더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발표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나 사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런 의도의 질문을 들을 때면 마음이 꽤 거북해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상황에서 처럼 질문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 외에 다양한 의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질문은 유용하고 사용빈도가 높은 행위입니다. 사람이 질문을 하는 의도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오는데 이 내용들을 참고해서 저는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의도입니다.
정보는 다양한 출처, 형태의 자료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질문을 통해 얻어야만 하는 정보도 있습니다. 특히나 상대방의 주관, 생각, 감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질문이 매우 유용합니다. 앞서 제가 작성한 ‘원하는 건가요? 필요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니즈의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글의 내용에서 드러나지 않은 니즈를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는데 그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질문입니다. 질문은 객관적 정보뿐만 아니라 주관적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방법이며 사용하기에 따라서 대답하는 사람이 질문을 듣기 전에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의 정보까지도 얻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상대방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관계를 잘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해하거나 교집합을 찾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상대방이 나의 질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서서히 방어기제가 풀려 친밀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은 잘하면 그 과정에서 상호 긍정적인 관계형성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상대방의 생각을 정리하게 하거나 다른 관점의 생각을 하도록 하는 의도입니다.
질문을 받는 사람은 대답을 하기 위해서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찾고 필요에 따라 무리 짓거나 계열화하여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후 내뱉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답을 하는 사람이 내용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논리의 공백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질문은 상대방이 새로운 시각,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구조화된 질문을 통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떠오르게 하거나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을 바꾸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질문은 사용하기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똑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질문은 다양한 의도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직원에게 질문을 할 때 언제,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시나요?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도로 질문을 하시며 그 빈도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질문을 잘 사용하신다면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질문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만큼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질문은 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도입부에 언급한 세미나의 질문자처럼 부정적인 의도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와 다르게 상대방이 질문을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상대방이 질문을 잘 못 이해하고 엉뚱한 답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일어나고 듣고자 하는 대답의 논점은 점점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가 우리 회사에서 일어난다면 배가 산으로 가는 기적을 행하고 지쳐 쓰러진 대표님과 직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질문은 하기 전에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질문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은 다음 세 가지를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질문 : 나는 왜 질문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질문을 하기 전에 왜 질문을 하는지를 명확히 해봐야 합니다. 대략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뱉을 질문을 문장으로 만들고 곱씹어서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목적에 맞는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대방이 오해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 : 상대방은 내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인가?
 일상생활에서는 질문을 할 대상이 정해진 후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표님들이 사업을 하시다 보면 질문이 먼저 생기고 답을 해줄 사람을 찾아야 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보통 해당 업무나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 질문 전에 상대방이 정말 내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 경우 대표님은 적합한 직원에게 질문을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직원에게 물어야 할 질문을 묻고 원하는 답을 못 얻어 시간만 쓰고 소득은 없거나 최악의 경우 상호 갈등까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 생각하시는 그 직원이 맞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질문 전에 정말 이 사람에게 묻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보세요.


세 번째 질문 : 지금 질문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리고 상대방은 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가?
 질문이 생기면 답을 얻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질문의 중요도가 높을수록 마음은 더욱 급해집니다. 예를 들어 대표님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의 진행을 앞두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대표님이 외부 손님과 미팅을 하던 중 행운처럼 중요 프로젝트에서 향후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발견했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대표님은 급히 미팅을 마치고 프로젝트 PM을 맡고 있는 직원에게 달려가 관련 질문을 쏟아냅니다. 이 상황에서 질문을 받은 직원은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이 중요합니다. 마음이 급해도 직원의 일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시점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아니면 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한 시점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직원에게 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직원이 급히 외근을 나가는 상황에서 대표님이 질문을 한다면 부족한 시간 때문에 정확하고 충분한 대답을 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질문을 하기 전에 앞서 말씀드린 적절한 시점과 함께 상대방에게 대답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지도 꼭 확인해 보세요.

 

2.   질문은 목적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대표님의 현재 상황과 목적에 맞는 질문법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질문은 사용하기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상대방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거나 똑똑하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을 행하기 위해서는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대표님들께 이미 좋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추천하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방법 :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
개방형 질문은 “우리 회사 어때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어떤 요소가 중요할까요?”처럼 대답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대답의 목적, 주제, 범위가 열려있는 질문입니다. 개방형 질문은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직원이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사용도 가능합니다.
폐쇄형 질문은 “제가 지금 이야기한 의견에 동의하나요? 동의하지 않나요?”처럼 대답을 제한하거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낼 마음이 있어요? 없어요?”와 같이 특정 방향으로 대답을 유도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폐쇄형 질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것은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에 따라 폐쇄형 질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빠르게 구성원에게 정보를 얻거나 상대방의 순간적인 실수를 바로잡고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적절히 사용하면 좋습니다.


두 번째 방법 : ‘Why’, ‘What’, ‘How’의 활용
‘Why’ 형 질문은 “왜 3분기 매출이 떨어졌나요?”처럼 원인을 파악할 때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다섯 번의 ‘Why’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는 ‘5 Why’라는 방법처럼 문제상황에서 ‘왜 그렇지?’라는 질문은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Why만 하면 구성원이 짜증을 낼 수 있습니다. 구성원이 먼저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질문한 후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What’ 형 질문은 “투자자가 요구한 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요소가 중요한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How’ 형 질문은 “원료 공급사에서 납품단가를 10% 올려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가격을 동결할 수 있을까요?”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 또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3.   대답하기 좋아야 좋은 질문입니다.

 대표님이 질문을 하는 목적은 구성원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대표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대표님의 질문이 상대방이 대답하기 좋은 질문이라면 당연히 대표님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좋아집니다. 좋다는 것이 쉽게 대답하도록 질문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대답하기 좋다.’, ‘솔직하게 말해도 껄끄럽지 않다.’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표님이 직원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직원들이 그 대표님과 소통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대표님이 “제 소통방법에 문제는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한다면 직원은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럴 때 “제가 소통하는 방식에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한 후 “그럼 제가 어떤 것을 신경 쓰면 소통을 더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목적은 같지만 직원 입장에서 앞선 질문보다 대답하기 더 좋습니다. 질문은 상대방이 대답하기 좋아야 빛이 납니다.


 예전에 경험했던 회의가 생각납니다. 회의에서 나눈 대화의 형태는 질문과 대답이었지만 내용은 질타와 변명, 그리고 남 탓의 3중주였습니다. 당연히 회의는 아무런 성과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팀워크만 박살이 났습니다. 그 회의를 위해 썼던 시간은 사무실 자리에 앉아 꺼진 모니터를 보고 멍 때리는 시간보다 더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질문은 사용하기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합니다.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민첩한 실행, 그것을 통해 빠른 성장을 원하는 스타트업 대표님! 훌륭한 질문은 그런 대표님과 직원분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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