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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노 Jul 01. 2020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럴까

친구는 안 좋은 일을 겪으면 그런 말을 했다.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럴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많은 여자들에게 여지를 주고 다녔던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지던 나에게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야야, 똥차 갔으니 이젠 벤츠 오려나보다.”


부정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항상 앞으로 더 좋아질 희망을 던져 위로를 해주는 친구가 있다. 위로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지금의 좋지 않은 상황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더 좋아질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 위로의 방법이 참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삶에 최악의 상황을 겪고 나면 오히려 그다음부턴 강인함이 생긴다고 한다. 물론 그때의 그 힘든 상황 속에서 한참을 고통 속에 산 뒤 빠져나오는데도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되지만 말이다.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갔을 땐 더 아래로 내려가려면 삽을 들고 파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그 뒤부턴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이미 내려온 길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올라가다가 잠시 내려오더라도 쉽게 주저하지 않고 그전보다는 더 끈질기게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한 번도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지 못한 사람은 어정쩡하게 매달려 있으니 더 아래가 무서운 것이다.


각 분야의 성공한 이들의 자기 계발서를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그들 모두 순탄한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니며, 돈 때문에 힘들었거나 사람 때문에 힘들었거나 둘 중 하나는 큰 아픔과 시련을 겪고 이겨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플루언서 ‘마크 맨슨’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절벽의 끝자락에서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두려움을 경험했다. 오히려 그 극함의 두려움을 겪고 나니 홀가분해졌고 다음 일을 행할 힘이 생겼다고 한다.


사람은 한 번에 두 가지 생각을 하지 못해서 현재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 최근 삶 중에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다.


막말하는 부장님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힘들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고통은 부장님이라는 것이다. 만약 내가 빚이 몇억씩 쌓여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당장 지낼 곳이 없어 노숙을 해야 되거나, 내 옆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면 막말하는 부장님은 내 슬픔의 손톱만큼도 보태주지 못한다. 왜냐면 사람은 가장 큰 고통만을 생각할 수 있기에. 그래서 내 머릿속에 부장님 생각밖에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않는가. 내 최대 고통이 고작 부장님일 뿐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사람이 성장을 하려면 성장통이 있어야 성장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힘든 일은 안 겪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때의 상황이 트라우마가 되어 쉽사리 잊히지도 않고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선택할 수 있고 피해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우리는 그저 갑자기 닥쳐온 불행한 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낼 뿐이다. 엄청난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나거나 뭘 하든 행운이 따르는 천운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우리는 성장통을 겪을 것이고 성장을 하여야만 한다.


슬프고 화나고 비참한 상황이 생겼다는 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긍정적인 말로 위로를 해주는 친구처럼 현재의 상황에 너무 깊게 파고들어 숨어버리지 말고 더 좋아질 미래를 향해 긍정적인 말 한마디를 던져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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